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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술자리가 시작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게 ‘정상’입니다. 자정이 넘어가던 말던 일단 소중한 이 자리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니 말이죠. 하지만 다음날 출근길 운전을 하기 위해 시동을 건다면 ‘비정상’일 뿐 아니라 ‘인생을 함부로 사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전날 밤 마신술이 다 깨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 계산법인 위드마크 공식(Widmark Formula)에 따르면 개인차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70kg 성인 남성이 소주 1병을 자정 넘게 마셨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남성의 혈액 속에 파고든 알코올이 분해되려면 최소 6시간 이상 필요합니다. 여성이라면 상대적으로 알코올 분해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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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집에 귀가해 5~6시간 자고 운전대를 잡았다면 음주감지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게다가 1병 반 이상 마셨다면 거의 대부분은 ‘운전면허정지’ 수치에 이를 정도로 술기운이 남아있죠.

경찰청 음주 단속 현황을 볼까요?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13년 26만 9,836건에서 지난해(2017년) 19만 1,802건으로 조금씩 감소하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오전 5시~8시 사이 숙취로 인한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같은 기간 1만 7,327건에서 2만 703건으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요. 한숨 자고 일어났으니 숙취 조금 있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숙취운전은 음주운전이 아니다’라고, ‘나 술 다 깼다’고 항변해 봐야 음주 측정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단속 수치에 해당하게 되면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소주 1병을 마시며 자정을 넘겼다면 푹 잤다고 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가는 것이 좋은 이유입니다.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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