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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자동차의 국내 시장 진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북경자동차그룹(BAIC)의 수입판매원인 북경모터스㈜는 ‘2019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전기 승용차 3종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전기차는 EU5, EX5, EX3 3종이다. 이들은 북경자동차 독자 기술로 개발됐으며 내년 초 국내 판매를 앞두고 있다.

EU5는 준중형 세단이다. 길이×너비×높이는 4,650×1,820×1,510mm로 현대자동차 아반떼보다 조금 크다. 2018년 11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약 4만6천대가 팔렸다. EU5에 탑재된 영구자석모터는 최고출력 160kW,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8초. 최고속도는 안전의 이유로 시속 155km에서 제한된다.

삼원계 리튬배터리의 용량은 60.2kWh다. 1회 충전 시 최대 460km를 달릴 수 있다(NEDC 기준). 보태어 운전자의 운전 패턴을 학습하는 다윈 시스템을 적용했다. 자율 학습 기능을 통해 실내 온도, 좌석 및 조명 등을 운전자가 원하는 환경으로 자동 조절한다. 국내 예상 판매가는 4,000만~4,300만 원이다.

EX5는 준중형 SUV다. 길이는 4,480mm로 투싼과 같고 너비는 1,837mm로 조금 왜소하다. 모터는 EU5와 같은 것을 쓴다. 배터리 용량은 61.8kWh로 키웠다. 하지만 키 큰 SUV로서 공기 저항을 많이 받고 무게도 늘어난 탓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15km에 그친다.

아울러 특허 받은 사브 세이프 케이지(Saab Safe Cage)를 사용해 안전성을 끌어올렸다. ESP, 차선 이탈 경고, 보행자 및 차선 충돌 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등 주행 보조 시스템도 기본 적용된다. 국내 예상 판매가는 4,500만~4,800만 원이다.

EX3는 소형 SUV로 포지셔닝했지만 차고가 높은 탓에 MPV 느낌을 낸다. 길이는 코나보다 20mm 긴 4,200mm다. 모터는 EU5, EX5와 공유한다. 배터리 용량은 61.3kWh다. 최고속도는 시속 150km에 제한되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501km에 달한다. 배터리 온도 제어 시스템을 갖춘 덕분이다. 예상 판매가는 4,300만~4,600만 원이다.

출시 전 해결해야 할 과제는?

2019 EV 트렌드 코리아를 통해 북경자동차의 전기차 라인업을 만나고 왔다. 국산 전기차 대비 긴 주행거리가 매력적. 하지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선할 만한 것들이 있었다.

첫 째는 가격이다. 현재 현대, 기아자동차의 EV 모델은 4,140만 원부터 시작한다(더 뉴 아이오닉). 주행거리 긴 코나 EV도 4,321만 원부터 시작하며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더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다. ‘중국산은 저렴하다’라는 인식이 있는 우리나라 소비 정서 상 현재의 예상 판매가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서비스센터 접근성과 부품 수급 문제 등을 따지면 더욱 메리트가 없다. 따라서 판매가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감성품질도 아쉽다. 겉모습은 기대 이상이지만 인테리어 완성도는 처참한 수준이다. 값싼 플라스틱으로 도배된 실내는 2000년대 초반의 저가차 느낌을 내고 버튼 작동감도 나쁘다. 감성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 정서에 어울리지 않는다.

현지화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중국 현지 판매 모델은 바이두의 DUEROS를 탑재했다. 현대자동차 카카오i와 비슷한 개념의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음성인식 기술을 활성화하려면 한글화가 필수적이다. 북경모터스의 상품 담당자는 “출시 전 한글화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음성인식까지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북경모터스㈜는 성공적인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한 기반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먼저, 2019년 전기차 라인업 모델들의 개인 판매에 앞서 렌터카, 카셰어링, 택시 시장에 투입, 고객 접점을 확대하며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와 고객 신뢰도 확보를 위해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 확보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 상용차도 준비 중이다. 북경모터스㈜는 올해 1월 교통약자들을 위해 한국형으로 특별 제작된 중형 전기저상버스 ‘그린타운850’의 국토교통부 자기인증 등록을 마친 바 있다. 현재 환경부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인증이 완료되는 이번 달부터 국내에 시판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학원버스로 운영 가능한 18인승 전기 미니버스, 1.5톤 이하 전기 밴트럭 및 2.5톤 전기 중혁트럭도 한국형으로 개발 중에 있다.

 

이정현 기자

urugonza@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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