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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모닝의 100개월 할부 상품을 공개했다. 이틀만 차를 빌려도 10만 원이 넘는데 이 돈으로 차를 살 수 있단다. 귀가 솔깃한 이야기다. 이에 쉐보레도 맞불을 놓았다. 스파크에 무려 10년(120개월) 할부 조건을 걸었다. 파격적이다. 그러나 이런 기회에는 단점도 있기 마련. 제조사들이 경차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뭘까? 제조사가 제시하는 할부 프로그램의 전체 이자를 꼼꼼히 따져봤다.

경차 판매량, 어떤 상황?

2019년 상반기 경차 시장은 어땠을까? 총 5만6,219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1,117대와 비교하면 8% 줄었다. 경차 시장의 위축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다. 지난 2017년에는 상반기에만 7만430대를 기록했다. 올해와 비교하면 1만4,211대가 더 팔렸고, 이때의 감소폭은 20%를 넘는다.

모닝, 스파크, 레이 판매량만 합산

경차는 한때 저렴한 유지비와 다양한 혜택으로 연간 판매량 18만 대를 넘기도 했다. 하지만 판매는 2014년 이후 꾸준하게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다마스와 라보를 제외하면 약 12만 대 판매에 그쳤다. 이 추세라면 올해는 10만 대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 될 것이다. 경차에 대한 혜택과 규제 변화는 둘째치고, 판매에서도 조치가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이런 장기 할부 프로그램들을 내놓은 걸까?

기아차 모닝의 100개월 장기 할부

기아차는 초장기 구매 프로그램 '제로백'을 내세웠다. 이걸 쓰면 모닝을 100개월 할부로 살 수 있다. 50개월까지는 차값의 반만 할부로 낸다. 나머지 차값의 반은 이자만 낸다. 51개월차부터는 남은 차값의 반을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으로 지불한다. 이자는 4.9%로 동일하다. 알기 쉽게 965만 원짜리 모닝(1.0 가솔린 베이직 플러스)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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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의 50%인 482만5,000원을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으로 계산하면 월 10만6,882원이다. 여기에 유예한 원금의 월 이자 1만9,702원을 더하면, 한 달에 내야 하는 할부금은 12만6,584원이다. 51개월차부터는 유예이자가 없어 10만6,882원만 내면 된다. 그렇다면 원금과 이자를 더한 전체 차값은 얼마일까?

하루 4,083원, 정말 커피 한 잔 값의 경차다


 

기아차의 '제로백' 프로그램으로 모닝을 사면, 원금 965만 원에 대한 전체 이자는 202만3,322원이다. 총 1,167만3,322원에 구입하는 것이다. 참고로 기아차는 이번 달(7월)에는 모닝을 36개월 무이자로도 살 수 있다. 이 조건으로 구입하면 월 할부금은 26만8,055원. 매월 부담해야 할 돈이 10만 원 이상 늘지만 별도의 이자는 없다.

쉐보레 스파크 10년(120개월) 장기 할부

쉐보레는 스파크의 10년(120개월) 초장기 프로모션을 내세웠다. 명칭은 ’10-10 슈퍼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 이자는 4.9%로 선수율과 관계없이 고정된다. 스파크 LS Basic(979만 원)을 구입하면 한 달 할부금이 10만 원대 초반이다.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

쉐보레 ’10-10 슈퍼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으로 스파크(979만 원)를 사면 한 달에 10만3,360원만 내면 된다.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으로 첫 달에는 원금 6만3,384원에 이자 3만9,976원이 더해진다. 할부의 회차가 진행될수록 원금은 커지고 이자는 줄어든다. 마지막 120회차의 이자는 420원이며, 원금 10만2,940원이 더해진다.

지불해야 할 돈은 원금 979만 원에 261만3,232원의 이자가 더해진다. 총 1,240만3,232원이다. 참고로 같은 차를 36개월 무이자로 구입하면 월 할부금은 27만1,944원이다.

월 부담 적은 장기 할부, 전체 이자는 꼼꼼히 따져야

직접 확인해본 결과 초장기 할부의 위력은 대단했다. 모닝은 처음 50개월을 하루 4,803원, 나머지 50개월은 하루 3,447원만 부담하면 된다. 스파크 역시 하루 3,334원이면 오너가 될 수 있었다. 둘 모두 선납금 없이 곧바로 차 키를 넘겨받을 수 있어 목돈이 들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모닝은 차값의 50%를 유예하는 방식이다. 물론 유예 원금에 대한 4.9%짜리 이자는 따로 붙는다. 965만 원 차값에 약 202만 원의 이자가 더해진다. 또한 50개월 이후에는 중도 상환 수수료가 면제되지만 이전에 유예한 원금의 이자를 미리 내는 방식이다. 스파크는 모닝보다 할부 기간이 20개월 더 길다. 원금 979만 원에 이자만 261만 원 정도다. 할부 기간이 길어져 부담해야 하는 전체 이자도 확실히 크다. 이는 매월 내야 하는 부담이 줄은 대신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반드시 차값을 포함한 총 이자를 꼼꼼히 체크해 자신에게 맞는 구입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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