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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엔카매거진 에디터 딜러정(딜러 아님!)입니다. 신설 코너인 <FA큐>는 자동차를 사고 팔 때 생기는 질문들에 대해 답하는 코너입니다. 여기서는 “이런 것도 물어봐도 되나?” 싶었던 거라든가, 평소 물어보기 괜히 창피했던 궁금증을 다룹니다. 주제는 차의 구매와 판매. 즉 차를 사고 팔 때 생기는 질문들로 한정합니다. 첫 번째 시간의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차는 언제 사는 게 제일 싼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에서 마진을 줄이는 할인을 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됩니다. 재화를 본래 가격보다 싸게 파는 이유는 할인을 통해 판매를 더 일으키기 위해서입니다. 아니 그래서 차는 언제 제일 싸냐. 바로 단종되기 직전이 제일 저렴합니다. 단종 직전이 차가 가장 안 팔릴 때이니까요.

차가 단종될 운명이 되면 미리 생산해 놓은 재고들을 모두 소진해야 합니다. 그래야 후계 모델을 팔 수 있잖아요. 그럼 메이커 입장에서는 재고를 최대한 빨리 털고 싶을 것입니다. 당연히 차는 이미 제품 수명 주기가 다 되었을 것입니다. 근데 신상품 또는 후계차 소식이 들리고 있으니 차의 판매는 더욱 힘들어집니다. 결국 메이커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할인’인 겁니다. 그 어떤 판촉보다 할인의 효과가 크거든요. 이런 연유에서 차는 단종 직전에 사는 게 가장 저렴합니다.

실제로 페이스리프트가 임박한 기아 스팅어는 기본 할인이 10%입니다. RG3 G80 나오기 직전 구형 DH G80 할인도 10% 넘게 갔었습니다. 공식 할인만요. 이뿐만 아니라 아반떼, 벨로스터, 그랜저까지 그랬습니다. 인기차도 예외는 없습니다. 단종 직전에 할인이 큽니다.

수입차도 마찬가지입니다. BMW를 예로 들면 요즘 3시리즈 GT 할인이 매우 큽니다. 단종될 운명이니까요. 신형 5시리즈도 그렇습니다. 초기 출시 때는 할인이 200만원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요즘은 1,000만원 넘게 빼주는 일도 있습니다. 곧 페이스리프트 버전이 들어와서 그렇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한 얘기를 반대로 해보죠. 차는 신차 론칭 직후 사는 게 가장 비싸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신차는 이른바 신차효과 덕에 할인 안 해도 잘 팔리니까요. 그러니까 여러분은 신제품을 빨리 경험하고 싶다는 니즈가 크지 않다면, 일단 초기 출시 때 바로 사는 것보다는 잠시 뜸을 들여보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결함도 좀 잡히잖아요. 조립 품질도 최소 3개월은 지나야 안정화 되고.

자 그럼 혹자는 “차를 꼭 단종 전에만 사라는 거냐”느니 “구형되는 차 사란 거냐”고 할 겁니다. “그 정도 할인은 바라지도 않는다”든가 그저 “조금만 싸게 사면 된다” 하실 수도 있지요. 이런 식은 확대해석의 오류입니다. 필자의 논지는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차 구입 타이밍을 저울질해보라는 뜻입니다.

공식으로 만들어 보죠. 결국 차의 가격은 론칭 직후 가장 비싸고, 단종에 다다를수록 가격이 우하향하는 그래프를 그리게 됩니다. 그 추이 안에서 구매 시기를 정하면 조금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출시로부터 시간이 흐를수록 차의 가격은 하락한다. 할인은 인기에 반비례한다. 할인은 출시로부터의 시간에 비례한다. 모두 다 같은 얘기입니다.

다만 이 추세 속에서 돌발적인 할인들이 나올 때가 있기도 합니다. 일단 수입차들은 분기 마감 때 할인이 큰 편이에요. 브랜드마다 다르고 입항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분기 마감 때 할인이 많이 갑니다. 3월 6월 9월 이런 식이죠. 다만 연말은 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이미 10월 11월에 재고를 많이 털었으면 12월은 그냥 조용하게 갈 때도 많습니다.

다만 국산차는 정말 영업 쪽의, 프로모션 담당자 또는 그 팀의 의사에 따라 다른 듯합니다. 그야말로 게릴라 성으로 나올 때도 있단 얘기지요. 그래서 국산차는 항상 본인이 할인을 잘 찾아보고 따져봐야 합니다. 아울러 기본적인 공식할인만 보는 게 아니라 기타 소소한 할인들을 붙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대차를 예로 들면 기본 할인뿐만 아니라 직계 가족의 현대차 구매 이력이 있으면 할인해주는 웰컴 H 패밀리, 그리고 준중형 이하 차량을 갖고 있으면 할인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제네시스 계열은 수입차나 제네시스 보유했을 때 100만원을 추가로 빼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이런 자잘한 걸 여러 개 붙여서 할인 받는 게 공식할인보다 더 쌀 때도 있습니다. 결국은 케바케다. 게릴라성이다. 이런 거죠.

결론을 내 보죠. 할인은 인기에 반비례합니다. 인기가 높으면 할인은 적고, 인기가 적으면 할인은 커지는 것입니다. 결국 판매 촉진 차원에서 할인이라는 카드를 쓰는 거거든요. 론칭 직후엔 어차피 할인 안 해도 신차 효과로 잘 팔리니까 할인 없이 가는 거고, 반대로 단종될 운명이면 신차처럼 내버려두면 안 팔리니 할인이라는 이름의 촉진제를 주사하는 겁니다.

이걸 응용해서 생각해보면 중고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고차는 정찰제가 아니잖아요. 시세라는 테두리 안에서, 개별적인 차 상태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식이지 않습니까. 결국 판매자가 가격을 정한다는 건데, 만일 내가 사려는 차가 올라온 지 얼마 안 됐다. 그럼 네고의 여지가 크지 않을 것입니다.

생각해보세요. 판매자 입장에서 매물 올리자마자 누가 사겠다고 전화오면 ‘아 내가 너무 싸게 올렸나’ 싶을 겁니다. 그럼 판매자는 할인해 줄 만한 마음이 잘 안 생기겠죠. 반대로, 판매가 너무 안 되고 있고 장기 재고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 그 차는 네고의 여지가 있을 겁니다. 이럴 땐 구매자가 차량 거래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거예요. 깎아달라고 해볼 만한 거죠.

<FA큐> 1편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도 차의 구매와 판매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으셨다거나 인터넷의 설왕설래하는 ‘썰’들에 휘둘리기 싫다면 질문으로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그럼 2편에서 만나요. 금방 돌아옵니다!

정상현 편집장

jsh@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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