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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올뉴 그랜저 3.5 AWD(상시 사륜구동) 시승차를 받아온 다음 날, 해가 마저 뜨지도 않은 시간인데 눈이 오기 시작합니다. 제가 기거하는 경기도를 기준으로, 올해는 한 번에 눈이 많이 내린 날은 적지만 빈도로 봤을 때 눈이 내린 날이 좀 많았던 것 같군요. 저 또한 그렇게 신형 그랜저와 함께 눈길로 향했습니다.

눈을 잔뜩 뒤집어 쓴 채로 출근길에 나섭니다. 사륜구동이다보니 걱정보다는 기대가 앞섰던 게 사실입니다. 편도 40km를 넘는 출근길이 대부분 고속도로이기 때문에 제설은 잘 되어 있을 것 같았지만 사륜구동 세단의 진가를 느껴보리란 기대감이었죠.

실제로 운전을 하는 내내 꽤나 많은 양의 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염화칼슘 덕분인지 도로에는 눈이 그다지 쌓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차량에서 경고음을 내더니 여러가지 에러코드가 발생하기 시작했던 겁니다.


첫번째 "외부 환경으로 인해 레이더 감지가 제한되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중지됩니다."(?)

두번째 "레이더 감지가 제한되어 전방/측방 안전 시스템의 작동이 제한됩니다." (???)

 

세번째 "외부 환경으로 인해 레이더 감지가 제한되어 전방 안전 시스템의 작동이 제한됩니다."(?????)

다행히 주행보조기능 인공지능을 대체하는 저의 '인간지능'을 이용해 무사히 목적지에 다다르고 있었지만 그랜저가 갑자기 나한테 왜 이러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일찌기 혜민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는 법이라고. '외부 환경'이라는 말을 마음에 두고 있던 저는 저속 정체구간을 만나자 이때다 싶어 360도 어라운드뷰를 작동시켜보았습니다. 그러자 신나게 눈길을 뚫고 달릴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전방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던 거죠. 다른 각도에서 봐도 다른 화각에서는 제대로 화면이 작동하고 있었지만 유독 앞쪽의 화면은 이상한 화면이 출력됩니다. 다른 각도에서 봐도 다른 화각에서는 제대로 화면이 작동하고 있었지만 유독 앞쪽의 화면은 이상한 화면이 출력됩니다.

2023년 마이라이드의 신년 운세를 암시하는 복선일까요? 사실 이 현상은 눈이 흩날리는 날 운행하는 과정에서 차량 전면부에 눈이 쌓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 후 차량 앞으로 이동해 차량을 살펴보는데 한 눈에 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 주변에 쌓인 눈을 보니 주행으로 인해 내리는 눈이 쌓인 것으로 보이네요. 조금 더 가까이에서 확인해볼까요?

일단 번호판 위에 있는 프론트 카메라 렌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얼음이 끼여 있습니다. 잘 찾지 못하겠다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면 '고'라는 글자와 숫자 '4' 사이 상단에 있는 것이 프론트 카메라 입니다.

그리고 번호판 아래에 있는 눈덮힌 사각형은 앞 차량의 거리 등을 식별하는 레이더입니다. 번호판과 같이 눈이 잔뜩 쌓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눈길에 40km를 달렸다고 주행보조기능이 먹통이 되어버린 이 그랜저, 도대체 어찌하면 좋을까요?

해결 방법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합니다. 쌓인 눈을 치워준 뒤 다시 재시동을 걸어보면 됩니다. 저는 그냥 손가락으로 슥슥 닦았습니다. 네 이게 다입니다.

레이더도 마찬가지로 손가락으로 쌓인 눈만 치워줘도 됩니다. 그러면 윗 사진과 같이 온도차이 때문에 패널 위에 성에가 끼긴 하는데 이 정도로는 큰 문제가 안되는 것 같더군요. 카메라 렌즈와 레이더에 낀 이물질을 제거 했다면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면 됩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이 차량 스스로 고장 진단을 마무리한 뒤 문제가 없음을 감지하게 되면 아까전에 클러스터를 가득 채웠던 에러코드를 스스로 삭제하고, 원래의 모습처럼 말끔한 화면이 나옵니다.

문제는 근본적으로 '주행 중'에는 갑자기 차를 세우고 카메라나 레이더를 손으로 '쓱쓱' 닦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시계가 제한되는 눈길에서는 함부로 갓길에 차를 대는 것조차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죠. 상시 사륜구동이 가장 빛날 환경인 '눈 오늘 날' 주행에서 이번 신형 그랜저가 자랑하고 있는 각종 첨단 주행보조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상당한 아쉬움이었습니다. 또한 혹시나 이렇게 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러코드가 삭제되지 않는다면 신속히 정비소에 가서 진단을 받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차돌박이

shak@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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