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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 액티언 런칭 행사에 자리했다. 쌍용자동차가 KG 그룹에 편입된 이후, KGM이라는 정식 명칭을 수립한 뒤 최초로 공개한 신차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액티언'이라는 이름은 이미 2005년에 출시되었다 자취를 감추게 된 '쿠페형 SUV'의 명칭으로 알려진다. 토레스 출시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해낸 KGM이, 시대를 앞서갔던 '액티언'의 디자인 철학을 되살리고자 한다. 고전적 의미의 '쿠페형 SUV'라 하면 둥글게 꺾인 C필러가 정석이었지만, 현대에는 '도심 지향형' SUV로 통용되는 경향을 서론하고 싶다.

그 '액티언'이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바, KGM은 정통 SUV의 명가로 알려져 있는 '쌍용차'의 이미지를 넘어서고자 한다. 보다 대중적인 시장에 침투하고자 하는 목적성이다. 액티언은 '정통성'과 '강인함'을 정체성으로 하는 '토레스'의 차대를 활용해 개발되지만, 그 지향점은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겨냥한다. 지금은 SUV 산업이 세단 및 해치백 등 승용차 시장을 장악한 바야흐로 SUV의 시대이다. 그중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중형 SUV 시장에서, KGM은 양극단의 성격을 오가는 두 대의 기종으로 판매량을 흡수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액티언의 타깃은 기성세대 남성 고객들에 한정되지 않는다. 새롭게 자동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와 여성 고객, 결과적으로는 모든 소비계층의 수요를 이끌고자 하는 것이다. 액티언을 설명할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는 '아름다운 실용주의'라 한다. KGM은 사치 소비의 희소성이 둔화되고, 합리 소비를 지향하는 영리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산업 동향을 분석했다. 엔트리 S7 등급의 풍부한 편의 장비과 S9 두 종류의 간결한 트림 구성, 3000만 원 중반대에 머무는 하이 트림의 가격대는 크기와 장비 대비 저렴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KGM의 초석이 되는 역할인 만큼 자동차 산업에서는 전례가 없던 세일즈 방식을 택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네이버와 직접 제휴를 통해 온라인 결제 구매가 가능해진다. 출고 기간 보장과 전문 업체 검수, 무료 신차패키지와 캐시백 등 투명한 제품 유통이 강점이다. 가장 특별한 점은 '한 달 내 무료 반품'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완성차 시장에서는 굉장히 파격적인 제안이다. 3년 내 중고차 잔가율 60%를 보증하는 '슈퍼 보장' 프로그램까지 이례적인 조건이다. 반대로, 그만큼 KGM은 자사 제품의 상품성에 자신감과 자긍심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리하여 얻어낸 결과는 약 '13127'개라는 단기간의 본계약 개수였다. 사전예약만 해도 5만 8천 대를 넘어서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한 바 있고, 매스컴 보도와 시승차량 배치가 이루어진다면 실제 계약은 급증할 것이다. IMF 이후 수차례의 모회사 이전과 영업 적자에 시달렸던 오랜 설움을 털어낸 셈이다. 그런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점심 식사 후 본격적인 시승 행사가 진행되었다. 행사 코스는 자유롭게 설정이 가능했으며, 차량은 전부 S9 트림이었다. 추가 옵션으로 액티브 배기 사운드와 카멜/베이지 투톤 인테리어가 선택된 사양이다.

액티언의 디자인은 강인함에 의했던 토레스의 스타일링을 바탕으로 한다. 대신 공격적이고 세련된 디자인 요소를 채택하여 차별화를 이룬다. 액티언의 디자인 하이라이트는 '건곤감리'를 형상화한 가니시 그래픽이다. 창의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DRL 패턴은 기존 토레스와 유사한 부분, 대신 메인 헤드 램프는 범퍼 쪽에 배치시킨다. 또한 그릴 바 형상을 생략하고 범퍼 하단부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커트 형상을 최대한 과시했다. 스커트를 블랙 하이그로시 색감으로 마감한 점도 고급스러움을 증강시키는 전략이다.

쿠페 스타일 SUV를 지향하는 액티언이다. 초대 액티언은 C필러가 완전한 곡선형으로 꺾여있지만, 액티언은 가파른 경사의 D필러 라인과 완만히 낮아지는 루프라인으로 '패스트 백'에 가까운 프로필을 구현했다. 소극적인 변화로 느껴질 수 있지만, 아름다운 '실용주의'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파악된다. 루프라인을 강조하는 가니시와 두꺼운 C 필러, 그리고 볼륨감이 강조되어 있는 휠 아치와 바디 클래딩이 탄탄하고 역동적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리어 오버행도 길게 뻗어있는 모습, 기본 제공되는 20인치 휠의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로커패널을 따라 뒤로 갈수록 상승하는 하단 검은색 가니시는 테일램프와 연결된다. 후진등과 브레이크 등이 배치되며, 마찬가지로 건곤감리 형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차폭등은 캐릭터 라인의 끝단에 배치된 모습이다. 그 중심부에 '액티언' 레터링이 배치되었다. 쿠페 라인을 따라 슬림 하게 다듬어진 리어 윈드 실드, 테일핀 스포일러와 함께 공격적인 스탠스가 느껴진다. 리어 윈드 실드는 랩 어라운드 스타일로 멋을 더했다. 전체적인 특징 중 한 가지는 크롬 가니시가 아예 배제되어 있다는 점, 입체적인 루버로 장식된 디퓨져까지 세련미에 집중한다.

인테리어에는 12.3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채택되었다. UI 버전을 업데이트했으며, 주행 버튼 및 공조 장치 등 대다수의 조작 버튼을 패널에 통합한다. 변속기는 토글 레버 타입으로 크리스탈 가공까지 더했다. 그리고 컵홀더와 수납공간이 배치된다. 액티언만의 특징이라면 더블 D컷 형태의 스티어링 휠이다. 두꺼운 그립과 패들시프트를 포함한다. 스포크 하단에 두 개의 버튼을 추가하여 오토 홀드 전원과 즐겨찾기 기능을 지원하기도 한다. 그 외에 앰비언트 라이트와 소프트 인조가죽 마감 등 나름대로의 고급스러운 소재감이 눈에 띄며, 시트는 생각보다 탄탄한 지지력을 갖추고 있었다.

2열 공간도 여유롭다. 플랫폼 특성상 휠베이스가 동급 모델에 비해 짧다. 하지만 높은 히프 포지션과 적정한 레그룸으로 답답함은 없다. 액티언이 채택한 루프 스타일은 헤드룸 확보에도 용이하다. 편의 장비는 암 레스트와 시트 열선, 수동식 블라인드, 조수석 워크인 스위치 정도가 있고, 파노라마 선루프가 2025년 추가될 예정이라 언급했다. 리어 오버행이 연장된 디자인인만큼 트렁크 용량이 넓다. 특히 전장이 길어 '차박'같은 레저 활동에 용이하고, 그런 성격을 반영하여 실내에서도 전동 트렁크를 개방할 수 있는 버튼이 마련되었다.

엔진과 파워트레인은 기존 토레스와 동일하다. 1.5L 급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토크컨버터 변속기를 맞물렸다. 싱글 터보 세팅으로 최고출력 170HP, 최대토크 28.6Kg.m의 파워를 발휘한다. 총중량은 대략 1.6 톤으로 추정되며, 공인 연비는 11km/l로 인증을 받았다. 측정한 제로백은 대략 11초, 나름 가벼운 무게로 인해 발진감이 나쁘지 않다. 이후 약간의 터보 래그 구간을 넘어서면 부밍 사운드와 순간적인 토크가 발휘된다. 지표처럼 강력한 엔진 파워를 앞세울 수 있는 차량이 아니지만, 낮은 RPM으로 가속하면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느껴볼 수 있다.

그런 부드러운 가감속 상황에서는 6단 자동변속기도 충격 없이 매끄럽게 반응한다. 엔진 배기량이 크지는 않다 보니 스포츠 모드에서 그 변화가 극적이지 않았다. 대신 엑셀 반응이 다소 예민해지고 떨림과 사운드가 증폭된다는 점, 기본 탑재되어 있는 패들 시프트를 활용하면 조금 더 자극적인 주행이 가능해진다. 참고로 액티브 배기 사운드는 마치 V8 엔진의 두터운 낮은 음역대로 조율되어 있다. 차량 내부와 외부 모두의 스피커에서 시원한 크기의 소리를 내뱉는다. 컨트롤 페이지에서 조작할 수 있다.

따라서 가속감 측면에서는 당연히 토레스와 큰 차이가 없다. 스티어링 휠 감도도 비슷하다. 기본 세팅은 가볍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뻑뻑한 수준으로 변화가 생긴다. 대신 토레스에 비하여 액티언은 한결 도심 지향적인 승차감을 지녔다. 조금 더 탄탄한 세팅이고, 특히 방지턱 등 요철을 넘을 때 느껴지는 리바운드가 잘 억제되어 있다. 코너링 성능도 보다 안정적으로 조율된 감각, 요즘 트렌드에 따르면 그래도 소프트한 편에 속하지만 그런 섀시 특성의 불쾌함을 잘 억제시켰다.

기존 토레스 대비 초고장력 강판과 흡음 처리를 보강해 주행 안정성을 강화했다고 한다. 그 고속 안정성과 방음 설비가 부족하진 않으나, A필러 부근 풍절음은 피해 가기 어렵다. RPM 상승에 따른 부밍 사운드도 적극적으로 억제 시킨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보다 탄탄해진 섀시와 미쉐린타이어로 조율한 접지력, 안정적인 선회 감각은 인상적이었다. 최소화한 가격 인상과 출력 대비 차체 크기, 효율성을 따져보면 액티언이 추구하는 '실용주의' 그 자체라 볼 수 있다. 엔진과 파워트레인을 답습하는 대신, 승차감 만큼은 분명 도심형 SUV 다운 면모를 보였다.

UI 적응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많은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어서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가격 대비 옵션 구성이 풍부하다. 1열 통풍&열선 시트는 기본, 듀얼 존 에어컨과 무선 충전 패드, 인포콘 내비게이션 등 많은 장비가 마련되어 있다. 타사 레벨 2.5 수준의 ADAS도 기본 탑재된다. 다만 구성 자체는 기본 S7 사양보다 대략 264만 원의 가격이 인상되는 S9 트림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투명 바닥, 클리어 사이트 기능을 포함한 어라운드 뷰 카메라와 스마트 테일게이트가 그에 묶여있다. 그리고 후측방 안전을 확보하는 주행 보조 장치가 추가된다.

다시 한번, S7이나 S9이나 외관 디자인 자체는 동일하게 구성된다는 점이 특별했다. 기존 KGM을 비롯해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서 등급 구성에 따른 '외관 차별화'는 당연시 되어왔다. 진입 가격을 낮추고 판매량을 늘리며, 상위 트림의 희소성을 키우고 판매를 유도하는 등 여러 사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액티언은 보디 컬러 클래딩이나 풀 LED 램프, 20인치 휠과 루프랙 등 모든 익스테리어 사양이 기본으로 부착된다. 그만큼 디자인을 진정성 있게 대하는 차량이라고 볼 수 있으며, 조금 더 소비자 친화적인 상품 정책의 일환일 수도 있다.

KGM의 액티언 런칭과 시승 행사에 참석했다. 액티언이라는 이름은 두 번째로 사용되지만, 차종 자체는 KGM의 완전히 새로운 도전과 같다. 양극단의 성격으로 중형 SUV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전략, 더 나아가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차별성은 언제나 큰 메리트가 된다. 뛰어난 주행성을 지니진 않더라도, 가격에 대비한 디자인 완성도는 실로 놀라운 수준이다. 막상 순수 전기나 하이브리드가 추가되더라도, 1.5L 가솔린 모델은 꾸준히 낮은 가격대의 접근성을 강점으로 할 듯 하다.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KGM의 전략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저 반가울 뿐이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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