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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습니다. 한낮에도 영하권을 맴돌고 있죠. 이때가 '블랙 아이스'로 인한 사고 소식도 자주 들립니다. 노면 위 얇고 투명하게 생긴 빙판이 아스팔트처럼 검게 보이는 것. 낮도 문제지만 밤에는 더욱 눈에 띄지 않습니다.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기자의 지인도 블랙 아이스에 당했다

지금처럼 계절이 바뀔 때는 더욱 위험합니다. 가을철의 운전 습관이 남아 있어서지요. 그런데 혹시 "내 차는 4WD라서 괜찮아"라고 안심하고 있나요? 이런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이쯤 되면 "윈터타이어 이야기 나오겠다"고 예측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맞습니다. 윈터타이어 얘기도 포함됩니다. 대신 이 부분은 간략히 다룹니다. 윈터 타이어에 대한 가장 큰 오해인 '눈 길에서만 좋은 타이어'라는 생각을 바꾸라는 것. 그저 덜 미끄러지게 만든 타이어 문양(패턴)을 떠올리게 될 텐데요. 그러나 트레드 패턴이 윈터타이어의 전부가 아닙니다. 기온에 따른 재료 특성까지 다르거든요.

타이어는 고무로 만듭니다. 다양한 재료와 복잡한 기술들이 담겼지만 고무가 주를 이룹니다. 고무는 온도가 내려갈수록 딱딱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평소처럼 노면을 꽉 움켜잡질 못합니다. 쉽게 미끄러집니다. 따라서 가속과 제동, 커브길을 통과하는 능력 모두 나빠집니다.

반면, 윈터타이어는 낮은 온도에서도 제 성능을 유지하게끔 실리카(Silica) 성분을 높였습니다. 발포 고무를 사용해 유연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죠. 이렇게 되면 겨울에도 제 그립력에 가까운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윈터타이어로 바꾸진 않았어도 4WD라 걱정이 덜하다고요? 아래의 영상을 보면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영국 오토 익스프레스가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썸머타이어를 단 4WD, 윈터타이어를 신은 2WD를 눈길 위에서 비교했죠. 익히 들었기에 윈터 타이어의 우세를 점쳤습니다. 그러나 둘 사이의 간극은 예상치를 벗어났습니다.

먼저 앞바퀴만 굴리는 포드 쿠가(Kuga)에 썸머 타이어를 달아 스키장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7m밖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죠. 다음은 같은차에 윈터 타이어를 신겼습니다. 무려 110m나 오를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4WD 차례입니다. 썸머 타이어를 신은 4WD는 13m를 올라 2WD보다 조금은 나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경사를 버티지 못해 9m를 미끄러져 내렸습니다. 끝으로 4WD에 윈터 타이어를 달자 슬로프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런 직언도 남겼습니다.

"눈길에 윈터 타이어 없는 4WD 자동차는 2WD만큼 쓸모가 없다"


혹시 아직도 겨울철 4WD를 맹신하고 있나요? 너무 위험한 생각입니다. 그보다는 지금 내 차에는 어떤 타이어가 달려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미끄러운 도로에서 4WD 실력을 발휘하려면 윈터 타이어가 필수입니다. 더불어 꽁꽁 언 도로에 바퀴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평범한 운전자는 대처하기가 어렵습니다. 평소보다 속도를 줄여 장비에 의존하지 않는 운전 습관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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