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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감성 해치백 미니(MINI)의 인기 비결은 정의 내릴 수 없다.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당찬 팔색조 같은 매력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유이다. 그러나 미니의 특기가 있다. 깜찍한 외모가 전부는 아니라는 말씀. 한 번만 운전대를 잡아보면 이 녀석의 달리기 실력에 반하게 된다. 지난해에만 1만 대 가까이 팔린 이유에도 본질적인 주행 실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구매 리스트에 미니 한 대쯤 올려놓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미니의 어떤 모델을 원하시죠?"라는 질문에 답을 하긴 쉽지 않다. '미니'라는 이름표를 단 차만 20종류가 넘기 때문이다. 생김새, 연료, 배기량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미니, 나에게 맞는 미니는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Step 1. 주로 몇 명이 타는 MINI?

3명 이상 탈 일이 더 많은가?
YES -> 5도어
NO -> 3도어


당신은 혹시 미니의 예쁘장한 외모에 홀렸는가? 그렇다면 미니 쿠퍼를 찾고 있을 확률이 높다.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니 쿠퍼는 미니 전체 판매량의 67%(4,269대)를 차지했다. 이는 3도어와 5도어를 합친 볼륨이다. 예쁜 미니를 찾고 있다면 이제 문이 몇 개 필요한지만 결정하면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 당신이 미혼이면 주저 없이 3도어를 선택하라. 가장 미니다운 미니는 3도어 미니 쿠퍼 모델이다. 그러나 당신이 2세를 계획하고 있으면 3도어는 곤란하다. 뒷 문 없이도 카시트를 사용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접어두자. 허리를 굽히고 아이를 앉히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고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너무 먼 미래는 걱정 말자.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년을 생각하자. 종종 여러명 탈 기회가 있어도 3도어면 충분하다. 다만 그 비율이 50%를 넘는다면 5도어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Step 2. 평소에 얼마나 타는 MINI?

주행거리가 남들보다 월등하게 많은가?
YES -> 쿠퍼 D(1.5L 디젤)
NO -> 쿠퍼(1.5L 가솔린)


문짝 수를 정했는가? 다음은 심장이다. 파워풀한 미니를 찾는다면 '스탭 3'로 건너 뛰어도 좋다. 디젤 모델을 찾고 있을 리 만무하니. 이번 스탭에서는 당신의 예민함과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할지 다루게 될 것이다.

미니에 달린 엔진은 배기량 기준으로 1.5L(3기통)와 2L(4기통)로 나뉜다. 각각 가솔린과 디젤을 갖추고 있다. 쿠퍼를 기준으로 고성능 JCW까지 포함하면 총 5가지 파워트레인 조합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기준만 세우면 크게 어렵지 않다.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1.5L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를 단 기본 미니 쿠퍼 모델이다. 도어의 개수와는 상관없이 미니 쿠퍼 전체의 61%를 차지한다. 가장 많이 선택 받은 대중적인 모델이다. 혹시 연간 주행거리가 2.5만km를 넘는다면 미니 쿠퍼 D를 추천한다. 디젤 엔진에 7단 DCT 조합해 높은 효율(16.9km/L)을 자랑한다. 단, 진동과 소음을 감수하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며, 가솔린 버전보다 300만 원 정도 비싸다. 차값을 연료비로 뽑으려면 몇 년은 족히 걸린다. 그냥 평소 유지비 걱정없이 맘 껏 타고 다닐 오너에게 디젤 모델을 권한다. 가끔은 한 달 버스비보다 기름값이 적게 드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Step 3. 쌩쌩 달리는 MINI?

강력한 퍼포먼스가 필요한가?
쿠퍼 JCW or 쿠퍼 S


평소 성격이 급한 이들을 위한 미니도 있다. 운전대만 잡으면 레이서가 되는가? 길게 고민하지 말고 이 둘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JCW는 미니의 고성능 디비전 'John Cooper Works'의 준말이다. 2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미니 쿠퍼 JCW는 쿠퍼 S보다 39마력 높은 231마력을 발휘한다. 최고속도도 235km/h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6.1초가 걸린다(3도어 기준). 유일하게 꼽는 단점은 5천만 원이 넘는 가격이다.

2L 디젤을 탑재해 성능을 높인 쿠퍼 SD도 있다. 지난해 미니 브랜드 전체에서 SD 모델은 106대 팔렸다. 참고로 전체 판매량은 9,191대이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Step 4. 특별한 용도의 MINI?

이것 저것 실을 게 많은가? -> 클럽맨
가장 큰 미니를 원하면 -> 컨트리맨


날개 모양 엠블럼을 달았지만 유독 커 보이는 미니를 보았을 것이다. 바로 클럽맨과 컨트리맨이다. 이 둘을 고민하는 오너는 사용 목적이 뚜렷한 경우다. 미니 클럽맨은 많은 짐을 자주 싣고 내리기에 특화됐다. 유일하게 백도어가 양쪽으로 열린다. 양문형 냉장고를 닮았다. 적재 공간은 360L에 이른다. 미니 쿠퍼 5도어(278L)와 비교해 넉넉한 편이다.

컨트리맨은 소형 SUV에 가깝다. 캠핑과 액티비티, 패밀리 용도로 타기에도 충분하다. 여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인 'ALL4'를 폭넓게 탑재했다. 도심에 국한되지 않는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다. 참고로 클럽맨과 컨트리맨 역시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제공된다. 차종을 골랐다면 '스탭 2'를 참고하면 된다.


오픈 에어링을 원한다면 4인승 컨버터블도 좋은 선택지다. 2인승 로드스터 버전도 있지만 신차로는 구입할 수 없다. SK엔카닷컴에 등록된 중고차도 20대 남짓이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맞는 미니 고르는 방법을 살펴봤다. 종류는 많지만 몇 가지 기준만 생각하면 쉽게 고를 수 있다. 아직도 어렵다고 느껴지는가? 마지막 명약을 처방하고 끝을 맺겠다. 미니는 다양한 차종을 번갈아 탈 수 있는 구독 서비스 '올 더 타임 미니'를 운영 중이다.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 확실한 비교는 없을 테니 한 번 써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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