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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의 베스트 셀링 크로스오버 4세대 RX(Radiant Xrossover)가 국내 출시됐습니다. 이전보다 더 커진 몸집과 업그레이드된 엔진 그리고 공격적인 얼굴의 이 일본산 SUV는 누구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요?

글_김경수, 사진_한국토요타

이번에 출시된 렉서스 RX는 3세대가 출시됐던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4세대 모델입니다. 렉서스 브랜드로서는 세단인 ES와 함께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지요. 렉서스 브랜드 전체로 보면 30%의 판매 비중을 갖고 있을 만큼 중요한 모델이지요.

4세대 렉서스 RX의 키 포인트는 바로 ‘크기’입니다. 3세대 모델에 비해 모든 면에서 덩치를 키웠습니다. 길이가 120mm 늘어났고, 너비는 10mm, 전고는 20mm, 휠베이스는 50mm가 커졌습니다. 한마디로 이제는 더 높은 클래스의 경쟁자들과 확실한 경쟁구도를 만들어가겠다는 이야기지요.

일반적으로 세대변경 모델들은 파워트레인과 디자인 그리고 플랫폼을 개선합니다. 렉서스 RX는 이런 공식을 충실히 따랐는데요. 먼저 파워트레인은 포트분사와 직분사를 모두 할 수 있는 D4-S를 써서 효율을 개선하고 밸브타이밍도 좀 더 효율화했습니다. 이로 인해 덩치는 더 커졌지만 연비는 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게다가 8단 변속기는 시속 100km에서도 1,600rpm 언저리를 유지합니다.

디자인은 스핀들 그릴이 처음 적용되어 어색했던 3세대 마이너 체인지 모델과는 달리 디자인의 완성도가 크게 향상됐습니다. 지난해 선보인 렉서스 NX에서 시작한 스타일링이 한 차원 더 높여 적용됐습니다. 3개의 LED 헤드램프 그리고 스핀들 디자인이 적용된 뒷부분과 실내 디자인까지. 여기에 C필러에 플로팅 필러를 적용해 달릴 때 더 날렵하고 바닥에 깔리는 듯한 느낌을 전해 줍니다.

인테리어는 렉서스의 백미입니다. 특히 알루미늄과 나무를 혼합한 도어패널과 대시보드 우드그레인 그리고 센터콘솔 주변은 고급감에 집착한 렉서스 장인정신의 산물이지요. 인테리어 마감 역시 기준점으로 삼아도 될 만큼 한결같고 철저하게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냉/온 기능이 포함된 시트도 3세대의 것보다 더 세심하게 다듬었습니다. 휠베이스는 2,790mm로 동급의 모델보다는 짧습니다. (BMW X5 2,933mm / 아우디 Q5 2,807mm / 벤츠 GLE 2,915mm) 하지만 실내 공간에서는 전혀 좁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습니다.

커진 덩치만큼 달라진 주행특성

렉서스는 ‘정숙함’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주행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렉서스 브랜드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지요. 렉서스 RX가 가지고 있는 강렬한 외모와는 다소 상반된 주행감각인데요. 렉서스 브랜드 소비자들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유별나게 높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렉서스 RX는 여성 소비자들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일례로 트렁크를 자동으로 여는 방식도 여타의 브랜드 마냥 범퍼 하단부에 발을 집어넣는 동작 대신 엠블럼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만으로 열리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유요? 렉서스 RX를 개발한 수석 엔지니어 카츠다 타카유키는 ‘발길질하는 여자는 우아하지 않아서’라고 아주 진지하게 대답했습니다. 여기에 힘들이지 않고 전동으로 2열을 접고 테일게이트를 닫는 등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RX 350과 450h 모두 새로 개발한 3.5L V6 엔진을 씁니다. 포트분사와 직분사를 결합한 D4-S를 써 효율과 출력을 챙겼습니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더해지면 하이브리드 모델인 450h로 구분되는 셈이지요. 모델 별로 세팅은 좀 달라 렉서스 RX 350이 301마력(6,300rpm)과 37.7kg.m의 최대토크를 내고, 전기모터가 더해진 렉서스 RX 450h는 시스템출력 313마력(6,000rpm), 최대토크는 34.2kg.m를 발휘합니다.

이 가운데 시승차로 주어진 모델은 렉서스 RX 350이었습니다. 초기 시동음은 가솔린 엔진 고유의 ‘으르렁’ 사운드가 나지막이 울립니다. 주행 모드는 노멀과 에코 그리고 스포츠로 계기판의 배경색이 살짝 바뀌면서 기분을 바꿔줍니다. 다만 모드에 따른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 답력의 변화는 아주 미세한 수준입니다.

엑셀 반응은 상당히 솔직한 편이며, 아이들링을 포함한 저속 영역에서 직분사로 전환되는 고속영역까지 전 영역에서 렉서스 특유의 정숙함이 유지됩니다. 8단 자동변속기도 서둘러 변속하기보다는 크루징 상태가 어느 정도 지속될 때 8단으로 넘어가는 여유를 부립니다.

아쉬운 점은 차체가 커진 만큼 롤링의 양이 부담스러워 졌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회전 시 차체 좌우의 서스펜션 동작 차로 인해 차체가 한쪽으로 기우는 각도가 커졌습니다. 급한 회전시에는 반드시 코너 진입 전 속도를 줄여야 했습니다. 또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도 속도를 미처 줄이지 못하면 운전자가 깜짝 놀랄 만큼의 충격이 전해집니다. 최근 국산 중형 모델에서도 이런 충격은 찾아보기 힘든 것입니다.

어느 정도 운전해 보니 차의 성격이 명확히 와 닿습니다. 결론은 렉서스 RX의 기본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민첩함과 파워를 강조하기보다는 정숙함과 꾸준함 이를 통해 안정감을 만들어내는 렉서스 특성은 여전했습니다. 다만 덩치 큰 전륜구동 SUV가 갖는 운동성능의 한계는 꽤 뚜렷하다는 점을 유념하길 바랍니다. 렉서스 RX에 스포츠 모드가 있다고 해서 스포츠카 마냥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변속충격이 없는 무단변속기인 E-CVT를 줄곧 선택하는 이유에서도 렉서스의 의도가 보입니다.

이번에도 렉서스 RX는 ‘WOW!’할까?

두툼한 토크로 밀어붙이는 디젤 엔진의 파워, 척척 감기는 직결감을 강조한 트랜스미션, 자로 잰듯한 날렵한 핸들링. 이런 감각의 크로스오버를 원한다면 렉서스RX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렉서스 특유의 정원을 거니는 듯한 차분함과 안정감을 느끼고자 한다면 구매리스트에 올려보시기 바랍니다. 게다가 렉서스 RX는 전 세계적으로도 ‘차체 결함으로 발생한 리콜’이 지난 10년간 한차례도 없었다는 점도 기억할 만 합니다.

렉서스 RX는 350보다 450h 판매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4세대 모델도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일 듯 한데요. 8,070만원부터 시작하는 RX 350 Executive에 비해 RX450h 슈프림은 하이브리드로 연비도 더 높으면서도 가격은 훨씬 더 낮은 7,610만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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