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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도 처연한 계급 우화”

영화 기생충에 대한 평론가 이동진의 한줄평입니다. 다소 어려운 한자어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으나, 그의 함축적인 한줄평처럼 영화 기생충은 위로 올라가는 그리고 아래로 향하는 방향과 동선을 통해 계급 문제를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그려냈습니다. 언덕이나 계단과 같은 배경뿐만 아니라 ‘지하철 타는 사람들의 냄새’를 통해서도 선을 긋기도 합니다.

상승과 하강에 대한 시각적인 묘사와 함께 인물을 대변해주는 주변 사물들도 인상적이었죠? 그중 하나는 바로 자동차였습니다. 성공한 사업가 동익(이선균 역)이 타는 자동차로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와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가 등장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 두 차량의 조합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뚜렷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할 겁니다. ‘정말 돈이 많구나’라고.

영화의 묘사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자동차는 한 개인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 혹은 계급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하차감이라는 단어를 보면 알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로 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자동차. S-클래스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S-클래스의 S는 ‘Special class’를 의미하는 독일어 ‘Sonderklasse’에서 유래되었습니다. 1942년부터 1945년 그리고 1948년부터 1952년까지 다임러-벤츠 AG 이상회 의장을 지냈던 빌헬름 하스펠의 결정이었다고 합니다. 2년 뒤, 1951년에는 S-클래스의 전신으로 여겨지는 220 모델(W187)이 최초로 출시되었습니다. 처음으로 S-클래스의 명칭을 부여 받고 등장한 1세대 S-클래스(W116)는 1972년 출시됐습니다.

빌헤름 하스펠 의장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안전 전문가 벨라 바레니입니다. ‘Lifesaver’로 불리기도 한 그가 메르세데스-벤츠로 영입될 당시 2,500여 개의 차량 관련 특허를 취득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벨라 바레니를 중심으로 무사고 주행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메르세데스-벤츠의 노력은 크럼플 존(W111, 1959)과 에어백(W126, 1981) 등 수동적 안전 시스템으로 결실을 맺었고, ABS(W116, 1978) 및 ESP(W140, 1995)와 같은 전자식 지원 기술에 기반한 능동적 안전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지속적인 노력은 2002년 탑승자 사고 예방 안전 시스템인 프리-세이프 기술(W220, 2002)로 이어졌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수동적 능동적 안전의 경계를 허물고 안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오고 있습니다.

눈여겨봐야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들이 S-클래스를 통해 데뷔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벨라 바레니는 여러 충돌 테스트를 실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크럼플 존의 계열생산을 시작합니다. 220, 220 S, 220 SE (W111) 모델을 통해서요. 이 때가 1959년입니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재미있는 최초의 기록도 있습니다. S-클래스는 한국 땅을 가장 먼저 밟은 최초의 수입차입니다. 지금이야 수입차가 27만 대 이상(2020년 기준) 판매되지만, 우리나라에서 수입차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1988 올림픽을 앞두고 1987년 수입차 개방 조치가 이루어졌으니까요. 수입차 개방 조치와 함께 국내에 들어온 S-클래스의 2세대 모델인 560 SEL(W126)은 기념비적인 모델입니다. 당시 수입된 차량은 총 10대였는데 모두 S-클래스였다고 합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S-클래스가 세 번째로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밝힌 수치에 따르면 2003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S-클래스는 국내에서 총 6만 6,798대가 판매됐습니다. 참고로 가장 많이 팔린 트림은 S 350 d 4MATIC이라고 합니다. 1억 4,000만 원이 넘습니다. 나만 빼고 다 부자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으니 지난 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코리안 프리미어에서 태극기가 등장할 만하죠? 이 자리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 시장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7세대 완전 변경을 거치고 돌아온 S-클래스는 역시 S-클래스였습니다. 헤드램프 당 130만 이상의 픽셀로 이루어진 프로젝션 모듈과 84개의 고성능 멀티빔 LED 모듈이 적용된 고해상도 조명 시스템부터 AR 내비게이션 카메라, 플러시 도어 핸들, 12.8인치 OLED 센트럴 디스플레이, 에어매틱 서스펜션, 리어-액슬 스티어링, 최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까지. 명성에 걸맞은 변화로 보입니다. 물론 1억 406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안전과 관련된 진화에도 눈길이 갑니다. 기본으로 적용되는 프리-세이프 플러스는 충돌이 예상되면, 제동을 강력하게 걸고 안전 벨트를 조이며 청력 보호를 위해 프리-세이프 사운드를 실행시킨다고 합니다. 탑승객이 받을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서요. 또한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는 측면 충돌이 감지되면 시트 사이트 볼스터를 부풀려 탑승자를 차량 중앙 쪽으로 밀어준다고 하니 뒷좌석에 앉을 만하네요. 그나저나 저는 언제쯤 앉아볼 수 있을까요?

사진 / Daimler Global Media Site

이순민

royalblue@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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