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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안녕하세요, 상태 나쁜 타이어를 가지고 운행하고 있는 마이라이드 입니다. 어제 차량 누적 주행거리가 29만km를 돌파했고 1차 목표였던 32만km에 더 가까워졌으나 이제 차가 너무 지겹기도 하고 상태도 영 좋지 않아 타협하여 2차 목표인 30만km로 수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타이어. 2018년에 타이어를 교체했으니 올해로 만 5년차. 저는 연간 주행거리가 좀 많은 편이라 지금 타이어를 거의 다 써버렸네요. 소모품 중 타이어 가격을 무시할 수가 없으니 고민입니다. 조금(?) 더 주고 차를 바꿔버릴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죠.

아무튼 그동안 '타이어는 그냥 저렴한 것'을 선호하며 살고 있었는데 올해 4월부터 드라이빙 교육을 받게 되면서 타이어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무조건 비싼 타이어가 좋다고만은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본인의 주행 환경과 스타일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드라이빙 교육을 가보면 레벨이나 교육 유형에 관계 없이 '타이어의 중요성'에 대해 항상 강조를 해주시는데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둔 지금 제가 듣고 배운 것들 중 유익한 것들을 골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버스티어? 언더스티어?

타이어 이야기를 한다고 해놓고 갑자기 '한 번은 들어봤지만 뭐가 뭔지 모르겠고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왜하냐 싶으실겁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자동차에 있어 '타이어가 바로 접지고 접지가 곧 타이어'이니 아래에서 어떠한 이유를 이야기할 때 이 단어들을 번갈아 써야하기 때문에 언급하는 겁니다.

오버든 언더든 일단 둘 다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타이어는 온전히 본인이 가진 면적과 하중으로 네 바퀴 모두 바닥을 견고하게 딛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안전한 것이죠.

그러나 가령 비가 온다거나 눈이 내릴 때 차가 죽죽 미끄러지는 환경이 발생하게 되는데 단순히 '미끄러진다'에서 끝나기 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미끄러진다'까지만 이해해도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차를 참 좋아했었지만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를 구분하는 것이 좀처럼 외워지지가 않더군요. 단순히 뭐가 뭐다고 매칭시키려 해서 그런데 아주 조금만 더 집중해서 원리를 이해하면 이제는 완전히 외울 수 있고 여러분도 그렇게 만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스티어'.

스티어는 steer를 의미하는 것으로 '조종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배에서는 키가 될 것이고 자동차에서는 소위 말하는 '핸들'을 의미합니다. 바람직한 스티어는 조종하는 자가 원하는 만큼만 조작이 되는 것이죠.

여기에 상황에 따라 '언더'와 '오버'가 붙는 것인데 즉 원하는 것만큼 조종을 했는데 그 결과가 입력값보다 '낮으면' '언더스티어'가 되는 것이고 입력한 값 이상으로 결과가 나온다면 '오버스티어'가 되는 것입니다.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는 이유는 회전하는 프론트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어서 조향이 불가한 것이 원인입니다.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리다가 속도를 별로 줄이지 않고 진출입로에 들어갔을 때 차량이 돌아가지 못해 급하게 감속해본 경험들이 있으실텐데 이것이 언더스티어입니다.

해결 방법은 속도를 줄이면 해결됩니다. 왜냐? 프론트 타이어가 잃어버렸던 접지력을 감속으로 되찾아주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내가 돌린 것보다 훨씬 많이 돌아게 되면 오버스티어라고 합니다. 구동 방식(=FWD, RWD, AWD)에 따라 많이 다를 것 같지만 어떠한 구동방식이라도 발생할 수 있고 모두 비슷한 이유로 발생하게 됩니다.

원인은 뒷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어서 차량 뒤쪽이 돌게 되면서 차량이 코너 안쪽으로 돌아버리는 것인데 문제는 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차량을 바로 잡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언더스티어와 같이 단순히 '감속'이 아니라 미끄러지고 있는 뒷타이어의 그립을 복원하기 위해 '카운터스티어'가 필요한데 이게 HMG DX에서 경험해본 입장에서 정말 쉽지가 않더군요.

미끄러지는 정도만큼 스티어링 휠을 돌려야 하고, 무조건 빠르게 돌리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적당한 속도로 필요한 만큼만 돌려야 하고, 차량의 방향이 복원되려 할 때 다시 돌렸던 반대 방향으로 돌려줘야 '리버스 스티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말이 길었는데 결론은 '어렵다'입니다.

타이어 2개만 교체하는 이유

결국 포스팅 제목이 이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 주저리 주저리 설명이 길었는데 역시나 가장 좋은 것은 타이어를 교체할 때 '모든 타이어 4개, 1대분을 동시에 교체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차량이 안정적으로 주행하기 위해서는 네바퀴 모두 비슷한 접지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건 더 이상 추가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대충 짐작만으로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취급설명서에도 그렇게 쓰여있고 이게 가장 흔하고 정석적인 방법입니다. 그렇죠?

그러나 2개만 교체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안정성'보다는 '경제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차량들 중 대부분은 앞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FWD차량이다보니 자연스럽게 회전/동력/무게가 집중되는 앞타이어의 마모가 빠릅니다. 그것도 훨씬 더 빨리 말이죠.

그러다보니 원래는 '타이어 위치 교환'을 통해 앞뒤가 비슷하게 마모되도록 자리를 바꿔줘야 하지만 이런 것도 다 비용이니 싹 무시하고 그대로 두면 앞타이어가 다 닳아버려 2개만 먼저 교체하게 되는 것이고, 이렇게 2개만 교체를 할 때 '싱싱한 새타이어 2개'를 어디에 둬야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타이어 2개만 교체, 앞? 뒤?

네. 처음부터 재미없는 글을 참아가면서 제대로 읽은 분들이라면 이미 답을 알고 계실겁니다. 접지력이 좋은 싱싱한 새 타이어 2개를 앞에 두느냐, 뒤에 두느냐는 결국 '언더스티어'를 극복하기 쉬우냐 아니면 '오버스티어'를 극복하기 쉬우냐 하는 것과 일치하는 것이니 말이죠. 제대로 읽지 않은 분들을 놀려먹기 위해서 너무 쉽게 답을 드리지는 못하겠고 딱 한 말씀 드리면서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저는 서킷 주행 교육을 계속 받고 있는데 코너 진출입에 있어 이제 언더스티어를 무서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활용할 정도는 된 것 같습니다. 과진입으로 부풀어버린 라인을 가속패달 off로 조절한다든가, 코너를 탈출을 할 때 스티어링 휠을 너무 많이 돌린 상태라면 반대로 풀면서 저항을 만들기보다는 가속패달을 의도적으로 더 밟아 라인을 꽉 채우는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아직까지 서킷 주행에서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고 굳이 경험해보고 싶지도 않은 뒷타이어 미끌림은 여전히 무섭습니다. 두렵습니다.

마이라이드

myride@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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