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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사고를 줄이기 위해 겨울철 도로에는 많은 양의 제설제가 뿌려진다. 제설제로는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이 주로 쓰이는데, 이는 자동차를 부식시키기는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하부 세차를 통해 남아있는 제설제를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봄철 애마 관리의 첫 번째다.


사계절이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즐거운 일이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누릴 수 있으며,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도로 상황에 맞게 차를 꾸며가는 것도 큰 재미일 것이다. 하지만 차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특히, 겨울철 도로에 뿌려지는 염화칼슘은 철의 부식을 촉진하기 때문에 치명적인 존재이다.

제설제로 쓰이는 염화칼슘

제설제는 눈과 얼음을 녹일 때 쓰는 화학제이다. 겨울철 도로와 보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하얀 가루가 바로 제설제다. 제설제의 종류에는 염화나트륨, 염화칼슘, 염화마그네슘 등의 염소계열의 화학제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염화나트륨과 염화칼슘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염화칼슘은 철의 부식 속도를 5배 가까이 높이고, 도로에 포트홀을 만들며, 식물을 말려 죽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염화칼슘의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염화칼슘은 따로 생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과탄산소다를 만드는 과정에 부산물로 생성되므로 저렴하다. 또한, 제설 효과가 탁월하다. 보통 얼음 1g을 녹이기 위해서는 80kcal의 열량이 필요하지만, 염화칼슘은 물과 반응할 때 175kcal의 열을 방출한다. 이는 염화마그네슘의 5배 수치. 또한, 눈이나 얼음을 녹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시 얼지 않게 하는 역할도 뛰어나다. 염화칼슘 1g이 물 14g을 흡수하며, 30% 농도의 물은 영하 50℃가 되어서야 얼기 시작한다. 이렇듯 제설제로서 염화칼슘만큼 장점을 가진 화학제도 드물다.

염화칼슘이 자동차에 미치는 영향


자동차의 주재료인 철이 녹스는 현상은 바로 철과 산소가 결합하여 산화철이 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물과 산소다. 사실 철은 염화칼슘이 아니어도 자연스레 녹이 슨다. 하지만 염화칼슘은 조해성(수분을 흡수하여 스스로 녹는 현상)과 흡습성(수분을 흡수하거나 보습하려는 경향)이 강해 물을 잔뜩 머금고 차체에 붙어, 평소보다 많은 수분을 제공한다. 또한, 수분 안에 용해된 이온들이 전해질 역할을 하여 산화 반응을 촉진한다. 이렇게 제설제로 인해 하체의 주요 부품들이 부식된 자동차는 운행 중 언제라도 사고를 낼 수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자동차는 언더커버를 꼼꼼히 덮거나, 코팅이 잘 되어 있다. 차체 역시 아연도금 강판의 사용을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도 영원할 수는 없는 법. 운행 중 도로에 존재하는 이물질들이 튀어 상처가 나기 마련이고, 작은 상처로 염화칼슘의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이 애마를 진정 사랑한다면, 지금 당장 하부 세차가 가능한 곳을 찾아보자. 자동 세차를 하는 동안 아래에서 위로 고압의 물을 쏘아 하부를 씻어주는 곳과 하부 세차 분사기를 설치한 셀프 세차장이 증가하고 있으니 어렵지 않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부 세차야말로 작은 노력으로 당신의 애마를 아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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