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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변속기로 운전을 배울 때 한번 쯤은 '반 클러치 쓰지 마! 차 망가져!'라는 꾸지람을 들었을 것이다. 이유가 뭘까? 습관적으로 반 클러치를 쓰면 클러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글_이후상 기자


자동변속기 모델만 운전하던 김 모 씨는 최근 본격적으로 운전의 재미를 찾기 위해 중고 수동변속기 모델을 구입했다. 처음에는 왼발의 클러치 페달 조작이 영~ 어색했지만 곧 익숙해져 출발하면서 시동을 꺼트릴까 하는 공포는 사라졌다. 한데 문제는 몇 달 뒤 찾아왔다. 엔진은 힘차가 도는 데 가속이 신통치 않았다. 정비사는 클러치가 닳아 교환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구입 후 석 달도 안되었는데 클러치 교체? 구입 바로 전에 클러치를 교환했다고 들었는데….

수동변속기 오너라면 김 모 씨와 같은 황당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반 클러치를 자주 써 클러치 마모가 빨리 이뤄졌기 때문이다. 수동변속기의 클러치 교환주기는 보통 6~8만이지만 반 클러치를 습관적으로 쓰면 몇 달 만에도 수명을 달리할 수 있다.

클러치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우선 정확한 이해를 위해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서 작동하는 클러치의 구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위 사진은 엔진과 연결된 플라이휠이라는 부품이다.

그리고 플라이휠의 동력을 변속기로 전달하는 부품이 바로 클러치 디스크다. 보다시피 클러치 디스크에는 브레이크 패드처럼 생긴 마찰 판(라이닝)이 양쪽에 붙어있다. 압력판의 도움을 받아 엔진의 동력을 변속기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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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페달 조작에 따라 클러치 디스크를 플라이휠에 붙였다 뗐다 하도록 돕는 부품이 위 사진의 압력판이다. 평소에는 클러치 디스크가 플라이휠에 딱 붙어서 돌아가도록 힘껏 밀어주다 운전자가 클러치 페달을 밟으면 압박을 멈춰 동력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만 압박을 가해 디스크를 잡아주는 브레이크 피스톤과 반대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반 클러치를 썼을 때의 영향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클러치 디스크의 마찰 판은 브레이크 패드와 흡사하다. 플라이휠에서 완전히 떨어지거나 압력판에 밀려 플라이휠에 완전히 고정되기 전까지는 미끄러지면서 마모가 진행된다. 결국, 반 클러치를 사용하는 동안 마찰 판의 마모가 진행된다는 뜻이고 반 클러치의 사용 횟수를 줄이면 마모 정도를 작게 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마찰판도 브레이크 패드와 마찬가지로 수명이 있고, 완전히 마모되고 나면 플라이휠의 동력을 변속기에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클러치 디스크를 교환하면 해결되는 일이지만, 브레이크 패드와 달리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오너 입장에선 그 교환주기를 길게 가져갈수록 이익이다.

이후상 기자

pollar@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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