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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변속기는 수동변속기에 비해 장점이 많습니다. 조작법이 간단해 비교적 초보자도 쉽게 배우고 빨리 익숙해 질 수 있죠. 여기에 잦은 조작이 필요 없어 운행시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감도 덜합니다. 하지만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모델은 수동변속기를 사용된 모델에 비해 연비가 낮은 것이 단점입니다. 제조사에서 발표하는 두 변속기 방식 간의 연비 차이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기아차의 모닝은 수동변속기 모델이 자동변속기에 비해 복합연비가 L당 0.6km 높으며, 쉐보레의 아베오 해치백은 L당 1.5km 가량 수동변속기 모델의 복합연비가 높습니다. 장착된 변속기에 따라 연비 차이가 나는 이유는 동력전달 과정에서 사용하는 서로 다른 부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동력이 전달되는 과정

엔진의 힘이 바퀴까지 도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부품들을 거쳐야 합니다. 먼저, 연료의 폭발로 위아래로 움직이는 피스톤의 상하운동을 크랭크축이 회전운동으로 바꿔줍니다. 수동변속기의 경우에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서 클러치가 동력을 전달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톱니의 개수가 다른 각 단의 기어변속을 원할하게 하기 위해서는 동력이 차단되어야 하므로 클러치가 반드시 필요하죠. 이 클러치는 운전자가 페달로 직접 조작하게 됩니다.

자동변속기는 클러치를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습니다. 대신 컴퓨터가 판단해 트랜스미션 오일의 압력을 제어해 클러치를 붙였다 떼었다 합니다. 토크 컨버터는 이 과정에서 힘을 전달하고, 변속충격을 완화시킵니다. 이렇게 자동변속기에는 있지만, 수동변속기에는 없는 토크컨버터가 동력손실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한가지.

토크컨버터

두 대의 선풍기를 마주보게 위치하고 한 대에만 전기를 공급해 강한 바람을 일으킵니다. 이때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마주보고 있는 선풍기의 날개도 회전하기 시작합니다. 공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힘이 전달된 것이죠. 토크컨버터는 유체를 사용해 토크를 변환해 동력을 전달하는 장치로 원리는 선풍기의 두 날개와 비슷합니다. 엔진 축에 연결된 펌프와 변속기 축에 연결되는 터빈 사이에 채워져 있는 오일이 선풍기 사이의 바람 역할을 합니다. 축이나 톱니로 된 기어로 힘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에 비해 손실되는 동력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손실이 연비의 차이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자동변속과 수동변속 모델의 연비 격차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컴퓨터는 사람의 판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최적화 된 변속타이밍을 찾아냅니다. 또한, CVT의 등장으로 변속의 개념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토크컨버터의 미끄럼 손실을 줄이는 기술도 이전보다 크게 진화했습니다.


(신형 벨로스터의 경우 DCT와 수동변속기 모델의 복합연비가 같다)


또, 최근 각광받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경우 변속시간을 줄일뿐만 아니라 토크컨버터 대신 기계식 다판 클러치를 사용해 미끄럼 손실이 거의 없습니다. 이처럼 자동차 및 부품 제조사들은 지금도 기술 발전을 통해 동력전달 계통에서 생기는 힘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의 연비 차이는 현재보다 더 좁혀질 것입니다.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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