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9 차돌박이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스포츠 세단, ‘아반떼N’의 월드 프리미어 공개를 7월 14일로 예고했습니다. 아반떼 N은 지난해 실차 티저 이미지가 공개됐을 당시부터 수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아반떼N은 분명 ‘정통 스포츠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지만, 일상 속의 주행 즐거움을 강조하는 현대 ‘N’ 제품군 중에서는 가장 ‘근본’이 엿보이는 한편 ‘근황’이 기대되는 차량입니다. 아반떼 N의 ‘근본’과 ‘근황’이 무엇일까요? 바로 ‘N’ 이니셜 속에 그 답이 있었습니다.
현대 N라인업이 뜻하는 ‘N’의 첫번째 의미, 바로 ‘남양 자동차 종합연구소’의 ‘N’입니다. 남양연구소는 1995년 엘란트라 2세대,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아반떼’를 가지고 국내 최초로 스턴트 주행을 선보여 화제가 됐습니다. 수십대의 아반떼가 기기묘묘한 묘기주행을 벌이는 장면은 ‘일상생활용’ 세단으로 ‘신들린 주행’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 즉 ‘스포츠 세단’의 로망을 오너들에게 심어줬습니다. 실제로 아반떼는 폭발적인 인기와 더불어 국내에 ‘튜닝카’ 붐을 몰고 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아반떼 N’에 숨겨진N의 두번째 의미는 무엇일까요? 바로 독일에 있는 ‘자동차의 성지’로 통하는 뉘르부르크링의 N입니다. 20km가 넘는 트랙을 24시간 동안 달리는 ‘뉘르부르크링 24시 레이스’에서 최근 아반떼 N TCR(투어링 카 레이스)모델은 동급 차량 1위, 전체 차급에서는 32위를 차지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바로 위인 31위와 아래인 34위를 기록한 차량이 ‘포르쉐 718 카이맨 GT4 클럽스포츠’모델이라는 점입니다. 비록 레이싱 사양인 TCR 등급이기는 하지만 아반떼 N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구석입니다. 그렇다면 TCR이 아닌 ‘일반 사양’ 아반떼 N은 어떨까요?
실제 판매될 아반떼 N의 성능을 ‘추론’해 볼 만한 근거, 그것 또한 ‘N’에 숨어있습니다. 바로 ‘벨로스터 N’이 그 주인공입니다. 벨로스터 N 자동변속기 모델은 공식 제로백이 5.6초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카 앤 드라이버’에서는 벨로스터 N DCT모델로 0-60mph 4.8초로 측정해 ‘본인들이 측정한 순정 전륜구동 (내연기관) 차량 중 가장 빠르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제로백으로 환산하면 대략 ‘5초’ 인 셈입니다. 그런데 아반떼 N에는 벨로스터 N보다 5마력 더 강력한 엔진이 장착되고 토크값 또한 더 높습니다. 물론 아반떼 N의 공차중량이 벨로스터N보다 25kg 가량 더 무겁긴 합니다. 하지만 아반떼 N과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고 벨로스터 N보다 50kg 더 무거운 ‘코나 N’의 공식 제로백이 5.5초인 것을 감안할 때, 아반떼 N의 공식 제로백과 실측 제로백 모두 ‘벨로스터 N’보다 빠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카 앤 드라이버가 ‘가장 빠른 전륜구동 자동차’라고 평한 벨로스터 N보다 말입니다!
90년대 초 ‘스포츠 세단’의 가능성을 심어주면서 ‘튜닝 열풍’을 몰고 왔던 아반떼, 과연 아반떼 N으로 ‘스포츠 세단’의 신세계를 열 수 있을까요? 벨로스터N이 출시 초기 결함이 발견되어 무상수리 처리한 것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일상 속의 스포츠 주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로 다가올 가능성이 엿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