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5 유현태
토요타의 D세그먼트 세단, 캠리 하이브리드의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되었다. 캠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중형 세단으로 알려진다. 해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10위권에 이탈한 적이 없는 수준, 누적 판매량으로는 더욱 높은 비중의 세단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다. 세단은 전통적으로 승용차량의 전형이었다. 함께 토요타의 입증된 내구성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많은 대중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중점적으로 개발한 토요타의 전략은 고유가 시대와 저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자동차 산업의 과제를 쉽게 풀어낼 수 있었다.
토요타가 제9세대 캠리를 공개한 건 2023년이다. 글로벌 시장에는 2024년에 정식으로 출시가 되었고, 같은 해 4분기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시판된다. 캠리의 풀체인지는 이전 세대의 'TNGA-K'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대신 전후면 디자인을 최신 패밀리룩에 따라 교체하고, 서스펜션 등 섀시 세팅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상품성을 보완했다. 특히 편의 장비가 대폭 보강되었다. 한국 시장에는 캠리 '하이브리드'만 판매되는 중이며, 외관상 XLE 단일로 수입된다. 옵션 트림은 일반 모델과 '프리미엄 그레이드' 두 종류로 구성되는데 촬영 모델은 XLE 기본 등급이다.
차세대 캠리의 디자인 언어는 '에너제틱 뷰티'라고 한다. 현대적인 감각의 실루엣을 강조하며 귀상어의 얼굴을 연상시키는 '해머 헤드' 디자인이 특징이다. 하나로 연결된 헤드램프와 'ㄷ'자 형태의 DRL을 가졌다.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배치된 범퍼는 이전보다 간결해졌다. 측면 비율 자체는 이전 세대 캠리와 유사하지만, 새롭게 디자인된 18인치 휠이 더욱 날렵한 자세를 지니게 한다. 입체감을 강조한 도어 패널에서 토요타가 강조하는 역동성이 느껴진다. 테일램프도 헤드램프와 유사한 'ㄷ'자 형태의 그래픽으로 통일감을 추구했다.
실물로 접한 토요타 캠리의 첫인상은 확실히 세련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과감한 선으로 복잡성을 강조했던 이전 모델과 다르게, 두꺼운 면과 주름으로 차분함을 갖게 되었다. 또, 두꺼운 면을 사용한 만큼 차체가 더욱 크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면도 있다. 해머 헤드 디자인의 핵심은 보닛 끝부분 노즈가 낮고 길게 뻗어 나오는 형태다. 그래서 바디 프레임의 변화 없이도 프로필이 더욱 역동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나 후측면에서 바라보는 캠리의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새롭게 디자인된 범퍼와 테일램프는 스포티함이 물씬 흐른다.
새롭게 다듬어진 실내 디자인이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스크린을 배치하고,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신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UI를 강화했다. 센터페시아에는 통풍 열선 시트 및 공조 제어 장치가 버튼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부츠타입 기어 레버와 함께 직관적인 조작성을 추구하는 부분이다. 센터 콘솔은 드라이브 모드 버튼과 무선 충전 패드, 컵홀더 등 수납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신규 스티어링 휠도 세련미보다는 익숙함을 지향하는 타입이며, 포지션을 전동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패밀리 세단의 중점이라고 볼 수 있는 뒷좌석이다. 사실 바디 프레임이 기존과 동일하다 보니 큰 차이점은 없다. 적당히 여유로운 레그룸을 갖추고 있고, 시트 포지션이 너무 세워지거나 눕혀있지 않아 편안했다. 편의 장비로는 리어 선 블라인드, 암레스트 컵홀더와 에어벤트, 충전 포트가 있으며 선루프도 일반형이다. 참고로 프리미엄 그레이드는 전동식 리클라이닝과 독립 공조, 시트 열선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고급형 암 레스트가 적용된 바 있다. 후면 전고가 높다 보니 트렁크 공간이 정말 여유롭고 리어 시트 폴딩 기능까지 탑재되어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배기량 2.5L 급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바탕으로 한다. 이에 고출력 전기모터를 배치한 토요타의 5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HS는 총 227HP 수준의 합산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E-CVT 방식으로 모터와 엔진의 자연스러운 연결성을 지향했다. 공차중량은 1625Kg, 이전 세대보다 출력이 16HP 가량 상승하는 17,1 Km/L라는 높은 수준의 복합연비를 유지한다. 또 섀시 코드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서스펜션 설계 및 N.V.H 성능 개선을 통해 승차감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토요타의 첨단 ADAS 기능 'TSS' 역시 전 사양 기본 탑재다.
서론의 내용처럼 토요타 캠리는 대중형 세단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글로벌 판매량이 입증한다. 결과적으로 관련 시장의 트렌드는 언제나 캠리가 이끌어 왔다. 단,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 승용차 시장의 중심이 세단에서 SUV로 넘어왔다는 점이다. 즉, 승용차의 수요를 SUV가 흡수했고 세단은 그만의 가치를 원하는 소비자들에 의한 제품군이 되었다. 그래서 토요타는 차세대 캠리의 상품성에 승부수를 두기보다는 기본기를 가다듬는 방식으로 소극적인 택했다. 새로움과 별개로 익숙한 사용성과 편의성을 지닌 보수적인 성격이 매력적이다.
글/사진: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