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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차종 선호도는 BMW코리아의 판매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BMW의 대한민국 판매량 1위 모델은 당연 '5시리즈'가 이름을 올린다. 반면 글로벌 판매 1위는 3시리즈 계열이었다. 한국시장에서 3시리즈는 판매량 3위를 차지했고, 세계 시장에서는 X1과 X2 세그먼트가 해당 순위에 해당된다. 2위를 건너 뛴 4위는 양측모두 X5와 X6로 준대형 SUV 라인업이 차지했다. 한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큰 차'를 선호했다. 1순위에 이름을 올린 5시리즈가, 세계 시장에서는 판매비율이 3순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한국 시장에서 인기도가 낮은 소형차 라인업은 글로벌에서의 실적이 좋다.

2순위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과 글로벌 시장 공통 'X3와 X4' 포트폴리오가 차지했다. 장르 자체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준중형~중형 SUV 세그먼트라 볼 수 있다. 원래 프리미엄 브랜드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수입국에서는 중형 체급 이상의 라인업에 판매량이 편향될 수밖에 없긴하다. 그만큼 BMW 코리아는 E세그먼트 가격대의 차량들을 코어 모델로 하여금 성장해온 셈이다. 올해 출시한 X3 풀체인지도 한국땅을 정식으로 밟았다. 다만 BMW에서는 X4의 풀체인지 소식을 접할 수 없다. 소형 쿠페형 SUV 'X2'와의 시장간섭을 회피하겠다는 전략으로 알려진다.

상당히 의아한 선택이다. 아무리 X2의 체급이 커지고 고급화를 거쳤다 한들 '전륜구동'이라는 점에서 급을 달리해 왔다. 물론, SAC라인업의 플래그십 X6가 시판 중이긴 하나 그 가격대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 결국 X4는 구조조정의 대상이 아닐까, 글로벌 시장에서 소형 세그먼트의 수요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생각이 든다. 2014년 X3의 파생형으로 출시된 1세대를 거쳐, 2021년 2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현행 X4 LCI다. 한국 시장에 집중하는 BMW답게 빠른 출시가 이루어진 X3와 희비가 갈린다.

시승 차량은 BMW X4 M40i 등급이다. M 스포츠 패키지와 X4 M 사이에 포지셔닝 된 'M 퍼포먼스' 라인업에 해당된다. 직렬 6기통 가솔린 싱글 터보 엔진과 어댑티브 M 서스펜션, M 스포츠 디퍼렌셜과 스포츠 브레이크 등 차별화 사양이 채택된다. 물론 Xdrive 시스템까지 기본이다. 주요 편의 장비로는 레이저 헤드 램프,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파크 어시스턴트, 운전석 메모리 시트, 1열 통풍 열선 시트, 제스처 컨트롤, BMW 라이브 콕핏, 하만/ 카돈 오디오 시스템 등 마지막 연식인 만큼 웬만한 편의 장비는 전부 갖추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X4 LCI의 디자인은 전형적인 BMW의 스타일링 기법이 접목된다. 키드니 그릴과 엔젤아이 헤드 램프가 전형적이다. 대신 새틴 그레이 컬러로 마감된 그릴 프레임은 더욱 무게감 있는 인상을 남기며, M 스포츠 패키지의 범퍼는 공격적인 실루엣을 만들어 준다. 특히 일반적인 SUV보다 프런트 오버행이 짧아 실루엣은 더욱 독특해 보인다. 과시성을 위해 에어 인테이크의 테두리 부분을 전부 검은색으로 마감하기도 했고, 레이저 헤드램프의 선명한 그래픽과 푸른빛 LED는 퍼포먼스를 극대화한다.

X4의 핵심은 측면 디자인에 있다. 마치 스포츠 쿠페처럼 유연하게 주저앉는 루프라인이 인상적이다. 창문 하단 벨트라인의 시작점을 낮추고, 뒤로 갈수록 상승하도록 하여 더욱 역동적인 프로필을 만들었다. 앞서 언급했던 짧은 프런트 오버행과 길게 뻗어있는 휠베이스는 비율적으로도 훌륭해 보인다. 바디 컬러 클래딩까지 꼼꼼하게 적용했으며, 옆에서 바라보아도 과시적인 느낌을 주는 범퍼, 에어 브리더와 21인치 더블 스포크 휠의 조화가 마음에 든다. 특히 휠 사이로 비치는 M 스포츠 브레이크 캘리퍼가 매력적인 디자인 포인트 중 하나였다.

쿠페의 매력은 후면 디자인까지 연결된다. 일반적인 SUV와 다르게 트렁크 끝단이 돌출되어 있고, 아치 형태로 부드럽게 뻗어나간다. 한껏 부풀려져 있는 리어 펜더가 매력적인 실루엣을 보여주게 된다. 루프 끝부분을 장식하는 플로팅 스포일러도 멋을 더하며, 그 아래의 창문도 면적이 낮고 넓게 뻗어있다. 개인적으로 BMW X4의 테일램프 디자인도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X3와 가장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이며, 쿠페 특유의 늠름하고 카리스마 있는 첫인상을 실현해 준다. 머플러는 듀얼 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보수적으로 직관성을 추구하고 있다. 12.3인치 크기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스크린, 그리고 센터패시아 디자인까지 모두 간결한 조작성을 지닌다. 센터 콘솔에는 M 레터링 가니시가 부착되며, 수납식 커버나 주변 스티칭 패턴 등 소재감이 훌륭했다. 레버 타입 변속기를 택했고, i 드라이브 다이얼이나 각종 주행모드가 센터 콘솔에 함께 배치된다.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어 디자인적인 이점은 물론, 더욱 끈끈한 그립감을 제공할 수 있다. 탄탄한 지지력을 갖춘 시트나 앰비언트 라이트 등 고급감은 확실하다.

2열 공간이다. 기반이 되는 X3부터가 여유로운 2열 공간을 품었던 만큼, 쿠페 타입 X4도 나쁘지 않은 거주성을 갖추고 있다. 실제 레그룸은 여유로운 수준이며, 생각보다 힙포지션도 높고 시트백 각도가 꽤 눕혀져 있는 편이다. 2열 편의 장비로 시트 열선과 독립 공조장치, 시트 암 레스트, C타입 충전 포트가 적용된다. 카본 인테리어 트림이나 M 스트라이프 벨트 등 장식 요소가 많고, 쿠페치고 선루프 면적도 넓은 편이다. 트렁크 공간도 넓고 평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러기지 보드가 트렁크를 가리며, 매트 아래에도 잔여 공간이 마감되어 있었다.

X4 M 40i에는 배기량 3.0L급 가솔린 엔진에 트윈 스크롤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387 HP, 최대 토크 51Kg.M에 달하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갖추고 있다. 변속기는 ZF 8단 토크컨버터를 맞물렸으며, 네 바퀴를 굴린다. 제로백은 4.5초, 공차중량은 1965kg에 달하여 약 8.5km/l 수준의 공인 연비를 인증받게 된다. 단순한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이 아닌 M 퍼포먼스 모델인 만큼 고출력의 엔진과 주행 장비를 탑재했고, 시동 사운드나 저 RPM에서의 부밍음도 확실히 두껍고 중후하게 조율되어 있다. 기본 X4와는 확실한 차이를 전한다.

기본 컴포트 모드에서는 저 RPM에서의 작은 부밍음을 넘어 정숙하고 부드러운 가속감이 전해진다. ZF의 8단 자동 변속기는 어떠한 가감속 상황에서든 자연스러운 변속감을 제공하며, 응답성이 수준급이다.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이 채택된 기본적인 승차감은 예상보다 부드러운 편, 코너링 감각도 뉴트럴 세팅으로 스티어링 휠은 적당한 무게감을 제공한다. 약간의 출렁거림을 허용할 정도로 SUV스러운 거동 특성이 나타난 점이 정말 의외였다. 패밀리카로 활용해도 문제 되지 않을 수준, 그럼에도 롤에 대한 저항성은 일반적인 SUV보다 안정적이었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경했을 때 모든 세팅은 극적으로 변경된다. RPM이 높게 사용되기 시작하고, 변속감의 부드러움보다는 펀치력이 강조되었다. 잔잔한 부밍 사운드도 두껍게 울린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섀시 세팅의 변화다. 승차감이 정말 확실한 차이로 단단해지며, 조향감도 묵직해진다. 마치 전고가 낮은 승용차를 타는 것처럼 흔들림이 완연히 억제되어 있다. 노면의 피드백이 확실해지고 승차감이 딱딱해진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의 발진감은 폭발적이다. 약 2톤에 육박하는 차체의 가속감은 더욱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고속 코너에서도 그 한계치가 상당히 높았다. 속력을 올려도 불안감 없이 차체를 제어할 수 있고, 2톤이라는 물리량을 감안하면 더욱이 안정적인 세팅으로 받아들여진다. 가변 스티어링 기능까지 적용되어 핸들링은 더욱 즐겁다. 그 기반에는 M 스포츠 디퍼렌셜이 작동하는 중이고, 전자제어 방식으로 안정적인 그립력을 유지해 준다. 전반적으로 'M 퍼포먼스'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도록, 일반 모델보다는 M에 가까운 주행의 재미를 담고 있다. 반면 에코 모드에서는 다시금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엑셀 반응까지 둔감해진다.

그런 주행 모드에 따른 변화의 차이가 정말 확실했다. X4의 최고 사양 모델인 만큼 주행 편의 장비도 모두 탑재되어 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적용되어, 고도화된 주행보조 기능은 장거리 여정에서의 운전 피로를 덜어줄 수 있겠다. 파킹 어시스트 플러스는 서라운드 뷰 카메라의 상세한 개입으로 좁은 골목길에서의 주행까지 보조해 준다.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ui가 한세대 이전에 머물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선 미러링을 사용하므로 오히려 직관적인 테마가 나쁘지 않다. 제스처 컨트롤까지 겸비한다.

BMW의 X4 40i M 퍼포먼스를 시승했다. 폭발적인 가속감과 안정적인 주행성은 SUV의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주행 모드 변경에 따른 확실한 세팅의 차이 또한 인상적이었다. 쿠페형 SAC 특유의 저돌적인 디자인과 공간 활용성, 오프로드에서도 여유로운 지상고는 매력을 더해준다. 미래 X4의 단종 사유는 X2의 고급화와 X6의 연명에 따른 간섭이라고 했다. 다만 X4는 X2가 지니지 못한 고급감과 주행성, X6보다는 경쾌한 물리량을 바탕으로 한 확고한 이점이 있다. 가격도 마찬가지, 특히 X4 40I의 완성도는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였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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