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7 김경수
렉서스의 새로운 모델 IS 200t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11월 12일 잠실 월드몰부터 김포 아라마리나 컨벤션까지 약 1시간에 이르는 코스를 통해 시승회도 개최했습니다. 2013년 국내 데뷔한 렉서스 IS250 모델의 터보 버전이 바로 IS 200t입니다. 250과 200이라는 두 모델의 숫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형 IS 200t는 터보차저를 장착한 다운사이징 모델이지요.
글_김경수
본국인 일본에서는 렉서스 IS가 상당한 인기를 끄는 모델이지만 국내에서는 렉서스 ES의 인기에 묻혀버린 모습입니다. 하지만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는 모델로 상당히 꼼꼼한 만듦새로 정평이 나 있는 모델입니다.
터보를 달고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렉서스 NX 200t를 비롯해 터보라인업을 확장하면서 IS도 싱글터보를 탑재한 것이지요. IS 250의 6기통 2.5L 엔진을 4기통 2.0L엔진으로 줄였습니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터보를 붙인 덕에 최고출력은 207마력에서 38마력 오른 245마력으로 높아졌습니다. 변속기도 기존 6단에서 8단으로 바뀌었네요. 무게나 외관 디자인의 변화는 없습니다.
배기량을 줄이면서 작은 터보차저 하나 붙였을 뿐인데 주행감각은 판이합니다. 특히 IS 200t는 꾸준하게 이어지는 가속감이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그러면서도 외부 소음을 딱 잘라버렸고, 어떤 영역에서도 반응이 빠르게 이어집니다. 과급기를 통한 출력향상은 자칫 특정 rpm이나 속도영역에서 주행감각이 이질적일 수 있는데, IS 250t는 터보차저의 존재를 알아채기 힘들만큼 자연스럽습니다. 마치 배기량을 더 키운 자연흡기 엔진처럼 힘의 진폭이 더 커졌습니다. 배기량을 줄여 효율을 높이는 한편 힘은 더 세고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각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복합연비는 IS250과 같은 10.2km/L입니다.
8단 변속기의 변속충격도 느끼기 힘들어 매우 정숙한 주행감각을 보여줍니다. 렉서스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정숙함’입니다. 터보차저의 이미지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시승 후 우려는 싹 사라졌습니다. 다만 너무 조용하고 조용해서 ‘무색무취’하다는 인상마저 든다고 할까요? 그런데도 가속성은 80km/h이상의 추월시에도 호쾌하게 밀어붙입니다. 그러면서도 중후한 부드러움이 있어서 속도계를 보고 놀라게 됩니다. 다만 뭔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한 터보차저의 시원한 폭발력을 기대했다면 잠시 잊어버리세요. 그것은 렉서스의 성격이 아니니까요.
렉서스 터보 라인업이 점차 늘어나는 것 같군요
렉서스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은 최근 터보 라인업이 점차 늘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을 겁니다. 렉서스는 최근 자사의 최초 크로스오버 NX 200t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여기에 IS 200t가 새로 가세한 겁니다. 내년 1월부터는 렉서스의 퍼포먼스 쿠페 RC 200t도 판매한다니 렉서스의 터보 라인업은 3가지 모델로 늘어납니다.
렉서스는 터보 라인업을 하이브리드와 함께 양대 상품전략의 축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렉서스는 ‘더 프리미엄 터보(The Premium Turbo)’를 표방하며 ‘와쿠도키’(가슴두근거림, 퍼포먼스 모델의 라인업 강화)를 구체화 한다는 전략입니다. 그래서 렉서스가 만들면 터보도 이렇게 다르다라는 점을 확실히 전달하겠다고 합니다. 렉서스는 터보에 대한 기본 철학이 ‘부드러움+가속성’이라고 합니다. 렉서스 만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터보차저의 폭발적인 성능도 갖겠다는 욕심입니다.
터보의 파워도 중요하지만 스타일도 중요해요
렉서스 라인업 가운데 해치백 모델인 CT 200h을 제외하면 IS 200t는 렉서스 세단 가운데 가장 작은 모델입니다. 그만큼 가장 젊은 층이 수요층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따라서 렉서스가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보다 더 젋고 강한 모습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선 외관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메쉬형 스핀들 그릴과 낮게 깔린 프론트 범퍼는 IS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이 분리된 형태로 전면의 모습은 ‘파격’ 그 자체. 그러나 이런 외관과 달리 인테리어는 안정감 있고, 고급스러운 마감으로 흠잡을 곳이 없을 만큼 고급스럽습니다.
센터페시아의 조작감이나 배치도 에지있게 잘 정돈됐습니다. 마크 레빈슨의 오디오 그리고 터치패널을 확대한 조작부 등은 왜 고급브랜드로 렉서스를 칭하는 지 말해줍니다. 터보의 파워만 집중했다고 다른 곳을 소홀히 하진 않았다는 점과 스타일을 고려한 소비자들에게도 적극 어필할 만큼 세심한 마무리라 인상적입니다.
아이가 있는데 골라도 될까요?
‘전지적 아빠관점’에서 렉서스 IS를 다시 살펴보지요. ‘렉서스 IS가 맘에 드는데, 우리 아기가 편하게 탈 수 있을까? 혹은 유모차를 비롯한 많은 짐들은 들어가나?’ 등의 걱정을 안고 차를 봤습니다. 일단 유아용 시트를 고정할 수 있는 ISO FIX는 제공됩니다. 하지만 트렁크 넓이는 중형 이상의 유모차를 넣고 나면 다른 짐들은 싣기 어렵습니다. 2열의 공간도 유아용 시트야 들어가겠지만 아이는 답답하다고 울음을 터뜨릴 것이 뻔합니다.
후륜구동인 탓에 불쑥 솟은 센터터널 때문에 2열 다리 공간은 유독 좁아 보입니다. 어린 아가를 돌볼 엄마도 움직일 공간이 적다고 볼멘소리를 하게 될 겁니다. 아버지만 혼자 즐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아이가 있는 가장 이라면 선택에 앞서 함께 탈 가족의 의견을 반드시 물어보길 권합니다. 성장기 아이가 있는 아빠라면 렉서스 IS는 적절한 선택은 아닙니다. 다른 모델로 눈길을 돌리는 편을 권합니다.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렉서스의 경쟁모델이라고 하면 BMW 3시리즈를 꼽습니다. 물론 BMW 3시리즈가 워낙 트림수가 다양해서 절대 비교는 어렵습니다만 가장 비슷한 2.0L급 가솔린 모델로 비교하자면 3시리즈보다 렉서스 IS 200t가 더 크고, 파워도 월등한 수준입니다. 내장재의 마감이나 편의사양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서 경쟁모델과 함께 선택지에 올려놓을 만 합니다. 다만 BMW 3시리즈는 렉서스 IS보다 훨씬 더 가볍습니다. 공차중량으로 렉서스 IS 200t가 1,670kg인데 반해 BMW 3시리즈는 1470kg 수준이니까요.
이런 중량차이는 주행감각에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중후하고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선호한다면 렉서스 IS를, 그렇지 않다면 더 경쾌한 핸들링을 가진 BMW를 추천합니다. 게다가 BMW라는 막강한 브랜드 역시 만만히 볼 것은 아니겠지요. 물론 이 클래스에서는 많은 경쟁자들이 우글거립니다. 자신의 취향을 먼저 잘 살펴보면 것이 좋습니다.
렉서스는 한때 ‘강남 쏘나타’로 불릴 만큼 큰 인기를 얻었던 바 있습니다. 지금은 렉서스 ES를 제외하고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지요. 수입산과 국산을 막론하고 디젤세단이 범람하는 지금, 변치 않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온 내공이 만만치 않은 스포츠 세단입니다. 여기에 터보를 탑재한 IS 200t는 렉서스의 ‘부드러움’이라는 가치에 ‘퍼포먼스’라는 가치를 더한 모델임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