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5 마이라이드
가장 먼저 스포티지가 작정하고 QM6를 노렸다고 느껴진 부분은 크기 제원이었습니다.
이전 모델까지 QM6는 스포티지보다는 크고, 쏘렌토보다는 작은 딱 그 중간의 니치 마켓을 차지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5세대 스포티지가 QM6와 mm 단위의 경쟁을 할 정도로 커졌습니다.
5세대 스포티지는 기존 현대기아 중형 가스차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이 그대로 접목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사실 뭔가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전혀 아니고 우리가 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택시 모델의 것과 거의 동일한 구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그냥 무조건 구닥다리로 취급하기에는 그 역사와 시장의 검증이 상당하다고도 볼 수 있죠.
스포티지의 파워트레인을 QM6와 비교를 해보면 2.0리터 배기량은 동일하지만 변속기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k5와 스포티지는 토크컨버터 방식의 가장 일반적인 6단 자동 변속기를 적용한데 반해 QM6는 SM5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사용해보던 무단 변속기 방식의 CVT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변속기의 기술적인 차이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진짜 중요한 포인트는 얼마만큼의 효율성과 내구성을 지키면서 운전자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느냐 여부가 관건입니다. 이론적으로는 CVT 변속기가 훨씬 더 좋은 효율성(연비)를 내야 하지만 기아는 그동안 쌓아온 LPi 모델의 경험치에 힘입어 6단 자동변속기로 QM6보다 수치적으로 우수한 연비를 만들어 냈습니다.
한 가지 사족이라면 제가 아반떼CN7의 iVT(=CVT와 동일한 무단변속기지만 현대에서 는 ivt라 부름)가 그 완성도가 상당히 올라가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동력 전달의 효율과 출력 모두 추천할만 했는데요, 이 변속기를 LPi 엔진과 조합시켜 줬다면 더 극적인 격차를 벌렸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습니다.
따라서 두 차량 중 고민을 하시는 분은 출력과 연비보다는 차량의 반응성, 주행 감각 등을 직접 경험하고 취향에 맞춰 선택하시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취향' 이상으로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이 바로 가격이겠죠
▶ 스포티지가 QM6보다 싸다며? 정말?
예. 시작가는 스포티지가 저렴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의견은 '어차피 팔리지 않을 트림'을 기아에서 내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차량의 가격표를 찬찬히 뜯어보니 결론은 [비슷하다] 입니다.
스포티지의 시작 가격은 개소세 3.5% 반영 기준 2,538만원입니다. QM6는 소위 가성비 트림이었던 se등급을 폐지했기 때문에 과거 기준 상위 트림이었던 le등급이 기본이며 시작 가격은 2,749만원입니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딱 이 시작 가격만을 절대 비교했기 때문에 '스포티지가 211만원이나 더 저렴하다'고 강조되는 헤드라인들이 많이 보였죠.
그런데 스포티지 lpi 모델의 트렌디(속칭 깡통트림)을 자세히 보면 소비자의 눈높이와는 괴리감이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일단 1열시트의 열선도 빠져 있고 차량 크기를 키워놓은 건 좋은데 2열 송풍구인 에어벤트도 없다는 점이 의아해집니다. 전장 460cm, 축거 275cm가 넘는 차량인데 2열 공간에 에어벤트가 없다는 건 '패밀리카'로서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전동식 트렁크는 상위 등급인 노블레스 등급에서부터 적용시켰으며 하위 등급에서는 선택 옵션으로도 선택을 할 수 없도록 해놨습니다.
물론 5세대 스포티지 LPi모델은 QM6 대비 확실한 강점도 있습니다. 바로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입니다. QM6 기본 등급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주행보조 안전 장비가 선택 옵션이지만, 스포티지는 아래의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등을 기본부터 넣어놨습니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강점은 아주 큰 경쟁력입니다.
▶ 마이라이드 추천 QM6 lpe, 스포티지 LPi 등급 비교
따라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아래와 같은 옵션들을 다 넣은 상황을 가정해서 두 차량의 가격을 비교해봤습니다.
1) 화이트 외장 컬러
2) 첨단 운전자 보조 장비 (최대치)
3) 어라운드뷰 (내비게이션 및 후방카메라 포함)
4) 전동 트렁크
5) 통풍시트
상기와 같은 옵션을 선택을 기준으로 우선 르노코리아의 QM6는 RE 시그니처 등급에서 70만원짜리 매직 테일게이트 옵션에 74만원짜리 8.7인치 내비게이션 그리고 화이트 펄 외장 컬러(19만원)를 옵션으로 넣으면 됩니다. 그러면 차량 총 가격이 3,320만원이 되죠.
스포티지의 경우 노블레스 트림에서 100만원짜리 드라이브 와이즈, 12.3인치 내비게이션(95만원), 모니터링 팩(100만원)을 넣으면 총 3,323만원인데 개소세 3.5%를 반영하면 총 3,268만원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옵션이 비슷한 상황을 가격한 두 차량의 가격 차이는 52만원이 되는군요. 스포티지가 더 저렴하기는 하지만 흔히 헤드라인에서 보이던 것처럼 [200만원]을 넘는 가성비라고 하기엔 어려워졌습니다.
닫는 글
다만 옵션을 넣으면 넣을수록 스포티지가 매력적으로 보일 요소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QM6의 인포테인먼트는 여전히 많은 호불호가 갈리고 있고, 편의장비에 잔뼈가 굵은 현대기아이니 말이죠. 육안으로 봤을 때의 실루엣으로는 얼핏 QM6가 더 커보이는것 같지만 실제로는 실내 공간조차 스포티지쪽이 더 넓습니다. 스포티지도 도넛형 탱크를 도입하면서 기존 르노의 전매특허였던 '도넛형 연료탱크'로 트렁크를 넓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은 더이상 QM6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죠.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옵션을 감안해본다면 LPG SUV 계의 '스탠딩 챔피언' QM6와 떠오르는 도전자 스포티지 LPi 사이의 '가격 차이'는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200만원이나 저렴한 스포티지 LPi가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이 지점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워지는 지점입니다. 때문에 이 두 차량을 비교할 때에는 특히나 '주행 감성'에 대한 차이를 꼭 경험해보시길 다시한번 당부드리겠습니다.
질문하면 기사가 되는 새로운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