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7 이순민
3746만 원. 출시 3년 만에 상품성 개선을 거친 더 뉴 K8의 시작 가격입니다. 기본 등급 기준으로 380만 원 정도 올랐네요. 노블레스나 시그니처로 갈수록 기존 대비 가격 상승 폭은 더 커지고요.
올라간 가격만큼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본 적용 범위 확대 그리고 새로운 편의 사양을 토대로 상품성을 한층 높였다는 게 기아의 설명인데요. 안팎으로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내실도 나름 다진 모습입니다. 플래그십(진) 세단으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그랜저랑 비교해도 말이죠.
차이가 없는 듯 있는 듯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모두 더 뉴 K8에 기본으로 적용됩니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는 차량, 보행자, 자전거 탑승자뿐만 아니라 교차로와 정면 대향차도 포함되는데, 정면 대향차는 연식 변경을 거친 2025 그랜저(프리미엄)에도 기본으로 들어가진 않아요.
에어백은 1열 센터 사이드에 추가되어 총 10개로 그랜저와 동일합니다. LED는 아낌없이 들어가요. 주간 주행등, 헤드 램프, 센터 포지셔닝 램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방향 지시등, 보조 제동등 모두 다 LED. 이중 접합 차음 유리는 1열까지만. 그랜저는 2열까지. 더 뉴 K8의 기본 휠과 타이어는 17인치, 그랜저는 18인치.
12.3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기본입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가능하고요. 시트는 그랜저보다 나아 보여요. 일단 가죽 시트니까. 그리고 운전석 통풍 시트랑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도 기본이고. 그랜저는 인조 가죽 시트이고 통풍 시트는 빠져 있습니다. 뒷좌석 안전벨트 버클 조명은 두 차 모두 기본.
선택품목에서는 차이가 납니다. 더 뉴 K8 기본 등급에선 파노라마 선루프(109만 원)와 스타일 1(119만 원) 그리고 드라이브 와이즈(109만 원)만 추가할 수 있어요. 다이내믹 웰컴 라이트, 지능형 헤드 램프, 리어 순차 점등식 턴 시그널 램프를 지원하는 라이트랑 우드 그레인 내장재로 바꾸면서 휠과 타이어 18인치로 인치 업 하고, ADAS 기능 강화 정도 가능하다는 얘기죠.
이 정도만 하더라도 부족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이 포함된 메르디안 프리미엄 사운드(109만 원)랑 빌트인 캠 2와 지문 인증 시스템이 묶여 있는 스마트 커넥트(54만 원)는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참고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스타일 2(188만 원)에 포함되어 있는데 한 등급 위인 노블레스만 선택 가능합니다. 시그니처랑 시그니처 블랙에선 기본 품목이거든요.
그랜저는 프리미엄에서 파노라마 선루프(119만 원)와 현대 스마트 센스 1(84만 원)뿐 만 아니라 헤드업 디스플레이(99만 원)와 빌트인 캠 2(플래티넘 129만 원) 선택이 가능해요. 프리미엄 초이스(129만 원)도 더할 수 있는데, 디지털 키 2, 지문 인증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을 묶어둔 거라 편의 사양도 늘릴 수 있어요. 시트도 천연 가죽 시트로 바꿀 수 있고요. 1열 통풍 시트도.
파킹 어시스트(143만 원)도 큰 차이죠. 서라운드 뷰 및 후측방 모니터부터 측방 주차 거리 경고,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까지, 그랜저에선 더할 수 있지만 더 뉴 K8의 기본 등급에선 추가할 수 없는 것들이라서요. 기본 품목만 봤을 때는 서로 비슷해 보이는데, 기본 등급부터 조금 더 만족스럽게 구성할 수 있는 건 그랜저인 것 같네요. 돈은 더 내야겠지만요.
그랜저엔 없고 더 뉴 K8에만 있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듀얼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이랑 1열 에르고 모션 시트. 노블레스부터 기본 품목으로 들어갑니다. 에르고 모션 시트는 볼스터 전동 조절과 컴포트 스트레칭 기능이 포함된 거고, 그랜저는 익스클루시브부터 운전석만 적용됩니다.
그리고 굳이 하나 더 꼽자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그랜저는 옵션으로 빠져있는데 더 뉴 K8은 시그니처부터 적용됩니다. 재미있게도 그랜저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이랑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가 캘리그래피부터 추가 비용 없이 누릴 수 있어요. 더 뉴 K8에선 등급 상관없이 선택 품목으로만 추가할 수 있지만요.
다시 한번 8의 막중함
3년 전, K7이 K8으로 이름을 바꾸고 나왔을 때 8이 가진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축구에서 8번은 7번이나 10번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공격과 수비 지역을 오가며 볼을 배급하면서 필드 위 어디에서든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번호라고요. 뛰어난 체력과 거침없는 활동력으로 공격과 수비 능력 모두 탁월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가 8번을 달기도 하잖아요. 그리고 이런 유형의 선수가 보여주는 공수 연결고리 역할은 현대 축구에서 매우 중요하고요.
아무튼 새로운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그에 걸맞은 기품과 품격을 갖춰야 하기에 이름부터 바꿨던 K8. 이번엔 속도감 있는 EV 전환에 힘쓰고 있는 브랜드의 기조에 맞게 얼굴을 고쳤고 몸집도 더 키웠습니다. 새로운 것도 담았고. 이번 변화를 통해 닉값 제대로 해서 라이벌(?) 긁을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반박 시 님 말이 다 맞아요.
글 이순민
사진 HK PR CENTER, 기아, 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