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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F세그먼트 세단, K8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되었다. 국산 준대형 세단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K8이 새로운 디자인을 품게 된다. 대중적인 세단이라는 명목하에 K8은 기아의 맏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아 브랜드의 성장 동력은 RV와 SUV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되었지만, 전통적인 승용차의 수요는 여전히 세단의 역할에 책임이 있다. 때문에 K8의 외모는 더욱 상징적으로 변화한다. 아무래도 더 오랜 인지도를 쌓아온 그랜저의 기세에 비교되는 경향은 있지만, 이제 K8은 더욱 최신화된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로 승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기아 K8 페이스리프트는 2024년 8월에 출시되었다. 지난 K8 GL3가 2021년 2분기에 공개된 바 있으며, 대략 3년 만의 페이스리프트였다. 당시 K8은 기아의 최신 디자인 언어가 최초로 구현되었던 차량으로, 현대자동차 그룹의 3세대 전륜구동 플랫폼으로 설계된다. 그 이전까지는 K7이라는 이름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바 있다. K8로 이름이 변화하며 실제 전장도 늘어나고 편의 장비도 대폭 보강된다. 그리고 출시된 더 뉴 K8은 기아의 RV 라인 업에서 추구하던 버티컬 헤드 램프를 채택하고 최신화 디지털 UI를 접목시킨다.

K8 페이스리프트는 기아가 추구하는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을 담은 강렬한 디자인이 접목된다. 수직 헤드램프와 차체 전방을 가르는 LED 램프는 별자리를 형상화한 '스타 맵 시그니처 라이팅'이라 불린다. 전방 라디에이터 그릴을 범퍼 하단에 배치하여 더욱 매끄럽고 미래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전륜구동이라 프런트 오버행이 길지만, 휠베이스와 리어 오버행 전부가 긴 편이다. 그와 함께 매끄럽게 뻗어있는 루프라인이 역동적인 실루엣을 구현한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리어 램프의 LED 그래픽과 범퍼 가니시 형상이 입체적으로 변화한다.

K8의 새로운 디자인은 다소 단단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헤드램프가 수직형으로 세워져 차체가 더욱 커 보이는 효과를 주고, 노즈 끝부분까지 거대하게 덮혀져 있는 후드가 인상적이다. 전방 중심부의 에어 플랩이나, 라디에이터 그릴과 에어커튼을 일체화한 범퍼 등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들이 많다. 최근 기아가 추구하는 비대칭 휠 디자인도 빠짐없이 적용되었다. C 필러의 가니시 패턴까지 변경된 모습으로 확실한 변화를 추구했다. 후면 디자인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지만 디퓨저 근처에 통합된 후진등과 리플렉터로 더욱 깔끔한 이미지가 완성된다.

인테리어 디자인도 큰 폭으로 변경되었다. 12.3인치 병렬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활용하여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CCNC 기반의 최신 UI가 접목된다. K8은 랩 어라운드 스타일의 대시보드가 고급감을 강화하는데, 앰비언트 라이트가 더욱 고급스러운 위치로 옮겨졌다. 대신 에어벤트가 내려오고, 센터패시아가 더 간결해 보인다. 기존 대비 센터 콘솔 디자인도 단순해졌으며, 기어 노브는 여전히 다이얼 방식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스티어링 휠 디자인으로 보이며, 동승석까지 에르고 모션 시트를 적용할 수 있다.

공간의 여유가 넘쳐나는 2열 공간이다. 레그룸이 정말 길고, 시트 포지션 각도도 편안하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적용되어 개방감도 확보되어 있고, 다기능 암 레스트와 2열 독립 공조 등 풍부한 편의 장비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2열 통풍시트가 가장 고사양의 장비이며 롤러 블라인드는 수동식이다. 뒷유리에는 전동식 선커튼이 작동한다. 트렁크 공간도 폭넓게 확보되어 있다. 매트를 열면 나름 깔끔하게 마감된 트레이가 마련되어 있지만, 세단 특성상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진 않다.

전시 차량은 2.5L 급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며, 과급 방식은 자연흡기다. 최고 출력198hp 마력, 25.3kg.m의 최대토크를 지닌다. 엔진 파워가 여유롭지는 않더라도 실제 주행 중에 부족함은 없다. 자연흡기 엔진의 부드러운 발진 감과 정숙성, 8단 토크컨버터의 조화가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전륜 구동으로 차체 전장에 비해 약 1.6T이라는 무게는 가볍다. 고 RPM에서는 경쾌한 가속감을, 평시에는 11.3km/l라는 합리적인 연비를 보여준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운전자의 설정 혹은 노면 상태에 따라 적절한 댐핑력을 제공할 것이다. 고속에서는 탄탄한 안정감을 제공해 주며, 풍부한 ADAS와 지능형 헤드램프로 편의를 더한다.

새로움으로 무장한 더 뉴 K8 페이스리프트를 촬영했다. 기존의 K8은 그 차종만의 색감이 짙었다면,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단지 기아의 브랜드 CI에 충실해 보인다. 초대 K8은 프레임리스 그릴이나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 등 과감한 도전이 다수 반영되어 있던 디자인이었다. 반면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기아의 RV 시리즈에서 먼저 느껴보았던 익숙함이 앞섰고, 그에 따른 무게감이 강조된다. 결론적으로는 준대형 세단의 본성에 회귀한 셈이다. 어차피 이전의 도전적인 디자인으로 극적인 판매 반등은 없었으니, 보다 안정적인 수요를 되찾을 수도 있겠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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