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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부터 르노 그룹에 관한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프라임 비디오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했습니다. 제목은 ‘Anatomy of a comeback’. 2020년대 초,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르노 그룹은 혁신 로드맵 ‘Renaulation’을 실행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그룹 임직원들이 마주했던 어려움, 실패, 성공 등 휴먼 어드벤처를 그린 시리즈라고 합니다. 디자인 프로세스와 제조 비법과 관련된 통찰력, F1 팀의 백 스테이지 등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이야기가 가득하다는 게 프라임 비디오의 소개입니다.

마지막 에피소드엔 특별한 이스터에 그도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르노 5 터보 3E(Renault 5 Turbo 3E)입니다. 루카 데 메오 르노 그룹 CEO, 파블리스 캄볼리브 르노 브랜드 CEO, 질 비달 르노 디자인 부사장이 양산이 결정된 고성능 해치백, 르노 5 터보 3E를 보기 위해 디자인 부서를 방문한 모습이 마지막 에피소드에 담겼다고 하네요.

첫 르노 5 터보가 출시된 지 44년이 지난 지금, 르노는 OTT를 통해 스포츠 아이콘의 부활을 알린 셈이죠. 르노 5 터보와 터보 2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르노 5 터보 3E는 2022년 파리 모터쇼에서 쇼카로 공개되기도 했었습니다. 르노 5 터보 3E는 레트로 퓨처 디자인의 순수 전기 핫 해치로, 후면 에어 인테이크 중 하나에 충전 소켓을 장착해 오리지널 터보의 스타일링을 연상시킵니다. 카본 상부 구조는 가볍고 단단하며 이름과 유산에 걸맞은 '포켓 로켓'의 기본이 되는 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르노 5 터보 3E는 기존과 동일하게 후륜 구동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합니다. 후륜에 장착된 두 개의 전기 모터는 각 휠에 즉각적인 동력을 전달해 출력은 500마력 이상이라네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5초. 활기차고 역동적인 성능을 위해 만들어진 이 차는 모델 특유의 매력으로 1980년대 초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빛났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는 게 르노의 설명입니다. 프라임 비디오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stay tuned!

터보를 뗀 그냥 르노 5도 있는데요. 오리지널 르노 5의 전기차 버전, 르노 5 E-Tech 일렉트릭입니다. 오리지널 르노 5는 전위적인 디자인과 다재다능함이 두드러졌던 자동차였습니다.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 오일 쇼크라는 시대적 문제를 비롯해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세컨드 카의 필요성에 응답하기도 했죠. 이러한 유산을 이어받은 르노 5 E-Tech 일렉트릭 역시 에너지 소비, 지속 가능성, 탄소 발자국과 같은 현시대가 당면한 또 다른 사회적, 환경적 도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르노 그룹에게 Renaulution과 함께 르노 5 E-Tech 일렉트릭은 전동화와 브랜드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상징합니다. 르노 그룹은 르노 5 E-Tech 일렉트릭을 차세대 자동차 회사로 변모하는 시발점으로 꼽기도 했는데요. 루카 데 메오 르노 그룹 CEO는 르노 5 E-Tech 일렉트릭을 두고 ‘전동화, 연결성, 지속 가능성 등 새로운 모빌리티를 향한 대대적인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이 모델을 통해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덧붙였고요. 프랑스 느낌 제대로 살리고 예쁘게 꾸며서요.

질 비달 르노 디자인 부사장은 르노 5 E-Tech 일렉트릭으로 향수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매우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미래적인 르노 5를 목표로 했기 때문이죠. 그는 르노 5 E-Tech 일렉트릭이 소비자들에게 감정을 자극하고 활기차며 생동감 넘치는 ‘POP car’로 다가가길 원했다고 합니다.

디자인을 살짝 살펴보자면 오리지널 르노 5의 보닛에 있는 벤트 그릴은 트렌드에 맞게 새롭게 꾸며졌습니다. 차지 인디케이터는 숫자 5의 형태입니다. 운전자가 차에 접근하면 불이 켜지는데 르노는 일종의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으로 표현하더군요. 또 다른 예는 LED 헤드라이트의 웰컴 시퀀스. 운전자를 향한 윙크라고 합니다.

르노는 웰컴 시퀀스는 실내로도 이어집니다. 웰컴 시퀀스의 그래픽과 사운드 디자인은 이르캄 음악 사운드 연구소와 전자 음악 작곡가 장미셸 자르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시속 30km 이하의 속도로 달릴 때 작동되는 보행자 경고용 외부 알람, VSP도 포함해서요.

플랫폼은 르노 그룹의 전기차 전용 AmpR Small. 평평한 바닥, 2.5m가 넘는 휠베이스, 최적화된 실내 공간, 326L에 이르는 러기지 공간의 용량, 1,500kg 미만의 무게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보닛 아래 모터는 메간 E-Tech 일렉트릭이나 세닉 E-Tech 일렉트릭의 모터보다 더 콤팩트 합니다. 영구 자석이 없는 모터로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였다고.

르노 5 E-Tech 일렉트릭은 11kW AC와 80kW 혹은 100kW DC 충전기에 대응합니다. 최대 52kWh의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400km까지 달릴 수 있고요. 히트 펌프도 탑재되어 있습니다. 트레일러 견인도 가능한데 최대 견인 용량은 500kg.

가장 큰 장점은 민첩성. 최적화된 프런트 서스펜션과 적은 회전 반경으로 빠릿빠릿하게 반응하고 움직여 준다는 거죠. 멀티 링크 리어 서스펜션 적용으로 주행 성능과 편안함의 균형을 맞추기도 하고요.

르노 5 E-Tech 일렉트릭은 구글이 내장된 최신 OpenR Link 시스템과 50개 이상의 앱을 지원합니다. 르노 공식 아바타 리노도 마찬가지.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레벨 2 자율주행 기술인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턴트 등 지능형 안전 기술도 갖추고 있습니다. 새로운 다이내믹 브레이크 시스템은 자동 제동 시 반응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준다네요.

르노 그룹은 2025년 여름부터 프랑스에서 르노 5 E-Tech 일렉트릭과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전기차와 배터리는 오리지널 르노 5의 생산지 중 하나였던 두아이 공장에서 조립될 예정. 더불어 프랑스 북부 ElectriCity 컴플렉스 반경 300km 이내에 위치한 경쟁력있는 공급업체 생태계를 활용할 거라고. 현지 생산을 위한 노력으로 전기차의 가치 사슬을 전문으로 하는 유러피언 일렉트릭 밸리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하네요.

르노 그룹의 전동화, 디지털 기술, 프랑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꽉꽉 눌러 담은 르노 5 E-Tech 일렉트릭의 시작 가격은 유럽 기준 2만 5000유로(약 3770만 원). 경쟁력 있는 가격과 함께 르노 5 E-Tech는 프랑스에서 배터리 전기차 성장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배터리 전기차는 신차 판매에서 1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르노 5 E-Tech는 3300대 이상 팔리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르노 4 E-Tech 일렉트릭과 마찬가지로 독창적인 매력으로 오리지널이 그랬듯 새로운 모빌리티의 기준을 제시하고자 하는 르노 5 E-Tech. 터보 라인업까지 더해지면 레트로 슈퍼 퓨처가 완성되겠네요. 지금까지 국내 출시와 관련해서 전해진 바는 없습니다.

그나저나 르노가 레트로 잘 말아주네요.

반박 시 님 말이 다 맞아요.

글 이순민
사진 Renault Media website

이순민

royalblue@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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