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메인

2024년 볼보 자동차 코리아는 수입차 시장 누적 판매량 4위를 달성했다. 볼보는 2014년 브랜드 개혁과 함께, 앞으로의 진취적인 10년을 기약한 바 있다. 정확히 10주년이 되는 2024년, 볼보 자동차는 노력에 대한 결실을 맺은 셈이다. 단순한 마케팅의 성과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제품만족도 5년 연속 1위, 서비스 만족도 단독 1위라는 QC와 AS의 균형이 이루었기에 가능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란 경험을 파는것이다. 지난 10년간 400%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한 볼보 자동차 코리아의 정석적인 전략이다.

대중들의 인식처럼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와 같다. 그에 대해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라는 조건을 전제로, 2014년 인텔리세이프 시스템을 전차종 기본 탑재한다. 그런 안전에 대한 철학은 '인간 중심'이라는 CI로 포괄된다. 볼보는 2019년, 레거시 브랜드 최초로 디젤 엔진을 단산했다.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MHEV 풀 라인업을 구축한다. 2020년, 볼보의 포트폴리오에는 순수 내연기관이 사라졌다. 그리고 2021년에는 한국형 T맵 인포테인먼트를 업계 최초 도입한다. 미래 모빌리티의 기업의 생존성을 평가하는 SDV혁신과 ESG경영을 선도한다.

2025년, 볼보는 EX30을 한국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한다. 라인업 변경이 아닌 '확장'의 개념이다. 지난 2024년, 볼보는 수입 ICEV 판매량으로는 3위에 이름을 올린다.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볼보는 본격 순수 EV기반의 라인업을 제공하며, 그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모델이 'EX30'이다. 디자인 혁신, 안전및 환경 기술 계발, 전기차 전용 SEA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다. 무엇보다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앞서 출시된 유럽시장에서는 이미 EV단일 판매량 3위를 성과를 이룬 바 있다. 그리고 한국 출시가가 가장 낮다.

상위 트림 Ultra 기준 5,183만 원, 보조금까지 합산하면 4천만 원 중반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엔트리 CORE 트림은 428만 원 더 낮다. 보증 및 소모품 기간은 5년 10만 Km, 고전압 배터리는 8년 16만 Km를 보증한다. 더구나 배터리는 NCM 구성의 삼원계 리튬 이온, 화두였던 항속거리는 복합 351Km로 인증을 받지만 한국 지사 테스트 결과 겨울철 400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유로앤캡 안전도 평가는 당연히 5점 만점이다. 각종 재활용 원자재와 재생 가능 소재를 사용, 제품 LCA에 따라 브랜드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SUV로 발표한다.

UlTRA 등급과 CORE 트림의 차이는 옵션 구성에 있다. 히트 펌프 유무나 엔진 제원은 동일하다. 3D 화면 조작을 통해 자동 주차가 가능한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와 360도 카메라'나 '하만 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바' 시스템이 Ultra 트림에 편성된다. 그 밖에도 레벨 2.5 수준의 '파일럿 어시스트'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주된 차이점이라 볼 수 있겠다. 그 외에는1열 전동 메모리 시트나 앰비언트 라이트, 2존 공조,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 키 태그 처럼 몇가지 편의 장비들이 누락되어 있다. 휠 사이즈는 18인치와 19인치로 구분된다.

EX30의 외관은 '기능성을 갖춘 정직한 디자인'이라는 스칸디나비안 감성을 추구한다. 볼보의 아이덴티티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시그니처 DRL과 비대칭형 아이언 엠블럼은 기존의 궤를 따른다. 이제는 시그니처 DRL을 넘어서 헤드램프 형상 자체가 T자로 변모한다. 더욱 뚜렷한 상징성과 시인성까지 확보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전기차에겐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들을 배제했다. 대표적인 예가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하단부에 축소하여 배치한다. 함께 전면 스포일러에는 셔터 블레이드를 탑재하여 0.28Cd 수준의 훌륭한 항력계수를 실현했다.

금속 공학적으로 '간결한 디자인'은 어렵다. 성형 면적이 넓고, 형상이 복잡할수록 QC 확보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EX30은 그런 섬세한 부분에도 깊이 신경 썼고 그 예시가 '클램셀 후드'다. 프런트 펜더와 1열 도어와 자연스레 연결되는 보닛 파팅 라인, 디자인의 완성도를 더한다. EX30은 비율적으로 가장 긴 휠베이스를 지닌 SUV 중 한 대다. 그럼에도 어색함은 없다. 완만히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역동적인 벨트라인이 매력적인 프로필을 연출한다. 19인치 휠 디자인 역시 잘 어울린다. 에어로 스타일 디자인은 마찬가지로 간결한 성격을 따른다.

투톤 루프의 끝은 테일램프 상단과 하나로 연결되는 인상이다. C필러와 리어 스포일러의 연결부에는 EX30 엠블럼이 부착되기도 한다. 버티컬 타입 테일램프는 또 하나의 시그니처 요소였다. 개성미는 물론 시인성을 챙긴다. 이번에는 버티컬 타입 램프를 분할하고, 하단부 램프의 수평 형태를 넓히며 폭넓은 실루엣을 강조한다. 해당 디자인은 웨이스트 라인의 볼륨감도 살려주는 듯 보인다. 리어 오버행이 짧은 비율은 디자인적으로 어색함이 강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전용 플랫폼 전기차 중 EX30의 실루엣이 가장 자연스러워 보였다.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 한 실내디자인이다. 인포테인먼트는 오직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로 구축한다. 디스플레이 상단에 클러스터 바를 배치했고, T맵 탑재는 물론 기존 인터페이스도 차세대 테마로 직관성을 높였다. 다기능 스티어링 휠 스위치와 연동된다는 점이 특징, 오직 수납공간으로 구성된 센터 콘솔로 기어 레버는 칼럼 타입으로 변경된다. 신규 스티어링 휠 디자인, 재생 소재를 활용한 각종 인테리어 데코나 스크린 테마 연동이 가능한 무드램프 등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만족스럽다. 하만카돈 사운드 바는 1040W급 출력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클러스터가 사라지며 스티어링 휠 뒤편에는 카메라 센서만 남았다. 처음에는 적응이 필요하지만, 소형 SUV 그 이상의 개방감을 제공해 준다. 센터콘솔 수납함은 다양한 배치가 가능하며, 2열에서도 공용 가능하다. 소형 SUV인 만큼 뒷좌석 공간이 넓진 않다. 등받이 각도가 제한적이며 옵션도 파워 윈도우가 끝, 대신 다채로운 실내 소재는 여전하다. 그나마 전기차라서 센터 터널은 평탄하다. 생각보다 히프 포지션은 나쁘지 않고, 선루프 적용 모델은 개방감도 괜찮다. 전동 트렁크가 탑재되어 있으며, 트렁크는 매트 하단 공간까지 예상보다 더욱 넉넉했다.

시승 차량은 EX30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ULTRA 트림이다. 200KW 모터와 1단 감속기가 맞물리며, SEA 플랫폼은 '후륜구동'을 표준으로 한다는 점 또한 특징이다. 원래 볼보는 전륜 구동을 표준으로 하며, 더욱이 소형 SUV는 그렇다. 단순 환산 최고 출력은 272Hp, 최대 토크는 35.0Kg.m수준이다. 공차중량 1810kg으로 공식 제로백은 5.3초로 상당히 짧다.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배터리 용량은 66Kwh로, 리튬 MCN 소재로 구성된다. 인증 항속거리는 351Km, 최대 충전 전압은 153kW로 10~80%까지 28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정숙성은 전기차의 강점이며 특히 소형 SUV 세그먼트에서 더욱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해 준다. 칼럼레버 타입의 변속기는 보다 편리하고, 주차할 때 가장 유용했다. 발진감은 부드럽다. 엑셀을 살짝 깊게 밟아도 슬립 없이 묵직하게 나아가는 가속감이 마음에 든다. 그에 따른 부밍 사운드도 없고, 즉답적인 반응 자체가 주행 만족도를 높여주었다. 전륜 기반의 소형 SUV는 출력이 높아도 접지력이 소화하지 못하는 법이다. 급출발 시 슬립이나 토크 스티어를 피해 갈 수 없다. 악천후에 후륜이 불리하다고 하지만, 그럴 때는 자가용을 끌지 않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뛰어난 가속감이나 정숙성은 전기차의 공통된 장점이다. 그에 대해 EX30의 강점이라면 시속 100KM까지는 외부 소음이 크게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존부터 볼보는 엔진 소음이 큰 편이고 이를 방음처리로 극복하는 느낌이었는데, 엔진 소음이 빠진 셈이다. 19인치 휠이 적용되었음에도 노면 소음 역시 작은 편이다. 소형 SUV 치고 기대 이상이다. 또, 200KW의 출력은 시속 110Km 이상의 수치에서도 막힘없는 추월 가속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고속에서의 정숙성과 가속성능이 EX30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별도의 주행모드는 없지만, 기본 출력 전개가 리니어 한 감각이라 불만이 없다.

이런 모터의 제어 로직이 마음에 들었다. 의도대로 따라주는 느낌이며, 급가속엔 반의반 박자 정도 늦은 반응덕분에 훅훅 튀는 느낌을 지웠다. 결과적으로는 꾸준한 파워와 안정성을 모두 보장한다. 그리고 주행모드 별개로 스티어링 휠은 3단계 무게 조정이 가능하다. 3단계에서의 감도는 소형차치고 제법 묵직해졌다. EX30은 EV 전용 플랫폼과 함께 5:5 수준의 중량 배분을 실현했다고도 한다. 그리고 컴포트 섀시가 채택되었는데, 실제 승차감은 단단함과 안정감에 편향되어 있다. 기존 볼보는 롤 스트로크에 비해 댐핑력이 약하다고 느꼈지만, EX30은 다르다.

정말 세련된 섀시 세팅을 가졌다. 스티어링 휠 반응이 여타 라인업보다 민첩하며, 고속 코너에서도 롤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 편이다. 기존 볼보 SUV가 패밀리카에 초점을 두었다면, EX30은 오너드리븐 편향인 셈이다. 운전이 재밌다. 막힘없는 출력 전개와 민첩한 섀시의 조화, 그리고 회생제동 작동으로 브레이크 컨디션도 자연스레 유지된다. 요철에 대한 반응이 다소 딱딱할 수는 있는데, 리바운드가 없으니 오히려 부담은 덜하다. 다만 볼보 특유의 소프트함을 기대했다면, EX30은 독일 브랜드들의 세팅과 유사한 편이다. 그 성격이 명확했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는 것이다.

김해에서 울산까지, 왕복 130Km 이상의 거리를 주행했다. 볼보 자동차 코리아의 시승행사는 시승코스가 실사용적인 환경으로 구성된다. 시내 주행과 고속 주행의 복합, 파일럿 어시스트와 T맵 내장 내비게이션은 어느 환경에서든 편리하고 익숙한 운전 편의를 돕는다. 음성인식 기능도 사용 가능하다. 운전석 클러스터가 없다는 점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결국에는 내비게이션 화면에 익숙해진다. 가장 이질적이었던 부분은 방향지시등 경고등인데, 오디오를 켜면 방향지시등 작동음이 완전히 묻힌다. 이는 조작감에 완전히 적응되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인테리어는 간결한 구성을 갖춘다고 했다. 하지만 내부의 디테일이 정교하다 보니 아쉬운 디자인으로 생각되진 않는다. 소재감이나 색감 모두 볼보 만의 성격으로 매력적인 품질을 가졌다. 뒷좌석은 옵션의 부재가 있지만, 그만큼 1열 편의 장비가 보강된 구성이다. 동급 수입차 중 4천만 원 중반이라는 가격 자체가 매력이고, 이는 옵션을 추가할수록 가격이 불어나는 국산차와 비교해도 크게 비싼 가격이 아니다. 그리고 새로운 스타일링을 접목한 디자인, 어느 각도와 환경에서 보아도 결점이 없다. 수입차치고 연령대에 딱히 구애받지 않는 외관이라는 점도 강점이겠다.

볼보 EX30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ULTRA를 시승했다. 평소에도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지만, 이번 EX30은 더욱 친화적인 시선에서 평가해 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래도 소비자 중심의 가격 책정 전략에 환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아무렴 최초로 시승한 EX30은 세련된 감각의 소형 SUV 그 자체였다. 동급 대비 넉넉한 모터 출력과 시각, 청각, 촉각에 걸친 실내 감성 품질이 강점이다. 전기차는 각 브랜드들의 사용감이 획일화되는 경향이 있고, 특히 소형차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EX30은 감성적으로 앞서가는 느낌이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작성자의 다른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