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8 유현태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SUV이자,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9 성능형 AWD Calligraphy 6인승 사양을 촬영했다.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서브 브랜드 아이오닉의 기함이다. EV 전용 플랫폼의 강점은 실내 공간의 자유도와 같다. 그런 공간성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세그먼트가 미드사이즈 이상급 SUV다. 아이오닉 5와 6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초석을 다진 현대차에게, 아이오닉9은 다시 한번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에 따라 시리즈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디자인과 개방적인 실내 인테리어는 물론, 그룹사 최대 용량 수준의 배터리 팩을 탑재하는데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공개된다.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9을 공개한 건 2024년 4분기였다. 프로젝트 코드 'ME1'으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아키텍처로 개발된다. 그 외형은 'SEVEN' 컨셉트 카의 지향성을 따랐다. 원래 아이오닉 9은 아이오닉7이라는 차명으로 출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열사에 있는 기아의 EV9처럼 브랜드의 플래그십 SUV라는 포지션을 강조하고자 변경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 시장에서는 2025년 1분기에 정식으로 출시되게 된다.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 부진으로 인해 아이오닉 9은 매스컴의 예상보다 훨씬 낮은 가격대로 책정된다.
아이오닉 9의 디자인은 '에어로스테틱'철학을 바탕으로 그려진다. 전면에 수직형으로 자리 잡은 호라이즌 DRL과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은 현대차와 아이오닉 시리즈가 공유하는 디자인 요소와 같다. 분리형 헤드램프는 양측 하단에 배치했고, 레이더가 함께 배치된 범퍼 중심부는 모두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하여 내연기관과의 이질감이 덜하다. 에어로스테틱의 핵심은 공기역학과 공간감을 살린 측면 디자인이다. 우아하게 뻗어나가는 루프라인과 쐐기형의 벨트라인이 대조를 이룬다. 볼륨감 있는 웨이스트 라인도 매력, 테일램프는 수직형으로 뻗어있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디자인 레이아웃은 그랜저 GN7과 닮아있다. 대신 세부적인 그래픽은 아이오닉 시리즈와 유사한데, 결과적으로는 전기차 특유의 미래지향성이 잘 나타난다. 사진상으로는 밋밋하고 단순한 형상 같지만, 예상외로 현대차의 SUV 중 차체 볼륨이 가장 잘 부풀려져 있다. 특히 21인치 휠을 품은 휠 아치가 두껍다. 전기차 플랫폼에 기인한 길게 뻗은 휠베이스도 준대형 SUV의 웅장함을 더해준다. 공간성과 공기역학을 우선 고려한 후면 디자인은 형상적으로 단조로워 보이지만, 파팅라인이 최소화되어 의외로 완성도가 높은 인상을 보였다.
개방감이 느껴지는 실내 디자인이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터치스크린, 그리고 HUD를 통해 인포테인먼트를 구축한다. 운영체제는 CCNC, 공조와 미디어 버튼은 센터패시아에 별도로 구성되어 있다. 센터 콘솔은 분리형으로 수납공간 위주의 구성이며, 기어는 칼럼레버 타입이다. 콘솔박스는 양방향 개폐가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타입, 인터랙티브 픽셀 램프와 투톤 스티어링 휠로 고급감을 챙겼다. 천정 스웨이드 마감이나 나파가죽 시트 등 마감 소재가 인상적이며,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와 14채널 BOSE 스피커 등 편의장비 또한 풍부한다.
상당한 여유로움의 2열 공간이다. 완전 평탄화를 이룬 바닥 면도 효과적이지만, 측면 창 면적이 굉장히 넓다.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실내 탑승감이 정말 여유롭다. 6인승은 2열 캡틴 시트 구성으로 바디케어 안마 기능 추가가 가능하다. 전동 조작과 통풍 열선 기능을 포함한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가 기본, 윙아웃 헤드레스트가 적용된다. 컵홀더는 도어트림에 위치한다. 3열 원터치 워크인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레그룸이 넉넉하게 확보된 편이었다. 트렁크에는 내부에도 개폐 버튼이 있고, 실내 VL2이 탑재된다. 전 좌석 원터치 폴딩이 가능하다.
EV 성능형은 전/후 듀얼 모터가 탑재되므로 AWD까지 기본 포함된다. 합산 출력 315Kw로 단순 환산 최고출력은 422HP, 최대 토크는 71.4Kg.M에 달하는 넉넉한 힘에 해당한다. 공차중량은 2680Kg 수준, 무려 110Kwh라는 대형 배터리 팩을 탑재했다. SK온의 NCM배터리 셀로 컨디셔닝 기능을 포함하며, 인증 항속거리는 501Km로 넉넉한 성능이다. 최대 350Kw 급 충전기 사용이 가능하며, 10에서 80% 충전시간은 24분이다. 듀얼 모션 에어 플랩을 활용한 0.259수준의 항력계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등 안락한 승차감을 구현하기에 최적화된다.
최근에는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며 저가형 모델에 대한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런 시점에 공개된 현대차의 플래그십 전기차다. 오래간만에 마주하는 상위 세그먼트급 EV는 산업 성장기에서 느꼈던 혁신성과 신선함이 떠오른다. 지금도 전기차의 단가 절감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반대로 재래식 자동차의 가격대는 지속적으로 상승 중에 있다. 결국 BEV와 ICEV의 가격대가 겹쳐지는 시점은 가까워진다. 그 과도기에 있는 아이오닉 9이지만, 그 이상 차별화된 하이테크 감성을 품은 SUV이다. 투자 가치를 넘어 합리적인 상품성으로 보인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