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4 유현태
KGM의 소형 픽업트럭이자 순수 전기차, 무쏘 EV가 출시했다.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KGM은 차량 수요 증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열중이다. 특히 공백이 심했던 순수 전기,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한다. 무쏘 EV는 토레스 EVX를 바탕으로 하는 KGM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이기도 하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와 함께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더욱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게 되었고, 이에 KGM은 '무쏘'라는 SUT 전용 서브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발표한다. 무쏘라는 이름은 '코뿔소'의 순우리말에 비롯한 표현이다.
KGM이 무쏘 EV를 정식 공개한 건 2025년 1분기였다. 2023 서울 모빌리티 쇼에서 공개했던 프로젝트 'O100' 콘셉트 카를 바탕으로 하며, 토레스 EVX의 차대를 계량하는 것으로 알려져 '토레스 픽업'이라는 이름으로 지칭된 바 있다. 차명은 지난 1월 '무쏘 EV'로 확정되었고, 무쏘는 구 쌍용차 시절 1993년에 출시했던 중형 SUV의 이름이었다. 토레스 대비 전고가 20mm 높고, 전폭은 30mm 넓어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액세서리로 인한 차이로 보인다. 휠베이스는 무쏘 스포츠 대비 50mm 늘어나며 넓은 실내 공간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무쏘 EV의 외관은 KGM의 '강인함으로 추진되는 디자인'이란 철학으로 그려진다. 그릴 슬롯을 형상화하는 수평형 DRL 디자인은 기존 토레스 EVX와 동일하다. 대신 범퍼 형상이 달라지고, 라디에이터 그릴 면적에 차별화를 두며 더욱 대담한 인상을 지니게 된다. 길게 확장되어 있는 휠베이스와 휠 아치를 강조하는 두꺼운 라인으로 차체는 더욱 거대해 보인다. 휠은 17인치로 작은 편이지만, 차체 하부와 배터리를 보호하는 언더 커버가 상당히 두껍다. C 필러엔 '무쏘' 엠블럼이 부착된다. 테일램프는 수직형으로 테일게이트에는 KGM 로고가 각인되었다.
전면 DRL 형상으로 인해 토레스 EVX의 이미지가 남아있긴 하다. 대신 범퍼 형상은 기존 토레스 모델과 더욱 유사하며, 그런 조합으로 인해 전체적인 분위기가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에 가까워 보인다. 익숙하지만 이질감 없이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기존 토레스 EVX의 휠베이스가 동급 SUV치고는 짧은 편이었는데, 휠베이스를 연장한 무쏘 EV의 비율은 더욱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무쏘 EV는 적재함과 차체가 일체형으로 구현되어 있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인데, 만약 17인치 이상의 휠 선택이 가능했다면 세련미가 출중했을 것 같다.
인테리어는 실차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정식 공개 사진으로 유추할 수 있다.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 형상은 기존 토레스 EVX와 동일하며,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스크린, 토글 레버 타입 기어 레버 등이 특징이다. 시트 형상 역시 토레스 EVX와 동일해 보인다. 대신 스티어링 휠이 액티언에 적용되었던 디자인으로 변경된다. 윙 엠블럼이 아닌 KGM 로고가 각인되고, 육각형 형태의 그립과 즐겨찾기 버튼이 특징이다. 그간 픽업트럭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서라운드 뷰 카메라와 고급화 장비로 '알파인 오디오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게 한다.
2열 좌석 역시 정식 공개 사진과 정보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픽업트럭은 데크 형상으로 인해 2열 시트 각도가 불편해지는데, 무쏘 EV는 중형차 수준의 레그룸과 시트 슬라이딩 기능을 적용하여 최대 32도까지 등받이 각도를 눕힐 수 있다고 전해진다. 시트 형상이나 도어 트림, 스피커 등등 디자인은 기존 토레스와 동일해 보인다. 편의 장비로는 시트 암레스트 컵홀더와 2열 열선, 에어벤트 정도가 구성된다. 적재함은 당연히 개방되어 있다. 스타일/클린데크/아웃도어로 장르가 구분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한다.
무쏘 EV AWD에는 152Kw 급 전기 모터가 전/후륜에 탑재된다. 합산 출력 304Kw 수준, 이는 단순 환산 시 최고출력 407Hp, 최대 토크 64.9Kg.m 수준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제공할 수 있다. 1단 감속기와 맞물리며 네 바퀴에 배분되는 구동력은 험로 기동성까지 더해준다. 배터리 용량은 80.6Kwh 단일 제공, 높은 안정성을 지닌 BYD의 블레이드 LFP 셀을 활용했다. 공차중량은 약 2.15톤 초과, 2WD 기준 항속거리는 401km로 인증을 받았다.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은 대략 35분으로 알려지며, 배터리 열관리 기능까지 포함된다. 최대 적재하중은 500kg이다.
국내 생산 픽업트럭은 KGM이 가장 오랜 역사를 쌓아왔다. SUT는 영업용이나 레저용 등 실용성과 합리성이 가장 우선시되는 시장이며, 이는 현재로서 KGM 브랜드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다. 기존 픽업 트럭이라는 장르는 대중적이지 않고 수요가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승용 SUV에 비해 편의 장비나 파워트레인 측면에서는 차등이 남아있기도 했다. 하지만 KGM이 적극적인 전동화 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이제는 승용 SUV처럼 세련되고 캐주얼 한 소형 픽업트럭이 탄생하게 된 시기다. 무쏘 EV를 시작으로, 전기차 시대에서는 KGM만의 감성가치와 기술적 완성도가 더욱 돋보일 수 있기를 바라본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