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6 이순민
‘Turn the tide’
올해 기아가 준비한 EV 데이의 주제는 전동화 시장의 흐름 전환이었습니다. 앞서 디자인이 공개된 더 기아 EV4와 더 기아 PV5를 보다 상세히 공유했고 콘셉트카 EV2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더 나아가 PBV 상품성과 소프트웨어 그리고 제조 등 세 가지 요소의 혁신에 기반한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브랜드 전동화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 기아.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준비한 것들이 가득했던 EV 데이, 너를 파헤쳐 1234!
No. 1 : 빛을 이끌어
기아는 목적 기반 차량(PBV)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나 봅니다. 브랜드의 첫 번째 전동화 세단과 새로운 소형 전기 콘셉트카를 발표하는 자리에 PBV의 첫 번째 모델 PV5가 함께했고 이를 지원하고 시장을 같이 넓혀 나갈 파트너들도 소개했거든요. 삼성전자도 그중 하나인데, 기아는 삼성전자의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프로(SmartThings Pro)를 PBV로 확장해 비즈니스 고객에게 끊김 없는 IoT 생태계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네요. 더불어 DHL, 우버, 브라운어빌리티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와도 협력해 PBV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전했습니다.
2025년을 브랜드의 PBV의 원년으로 선언한 만큼 기아는 PBV를 목적 기반 차량(Purpose Based Vehicle)을 넘어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으로 구현하고자 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아는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했는데요. 앞서 언급했던 제품의 상품성,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조 등 세 가지 요소에서의 혁신을 토대로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먼저 상품성부터 보자면 E-GMP.S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E-GMP.S는 PV5에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된 PBV 전용 플랫폼입니다. 평평한 형태의 플랫폼 위에 다양한 어퍼 바디를 적용할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콘셉트로 개발되어 소형부터 대형까지 대응이 가능합니다. 2/3열의 편평한 플랫 플로어 구조로 차체 바닥이 낮게 설계되어 탑승객 승하차나 화물 상하차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죠.
PV5에는 71.2kWh와 51.5kWh 용량의 NCM 배터리가 탑재되는데요. 배터리팩 내부에 모듈 없이 셀을 탑재한 ‘셀투팩(Cell-to-Pack)’ 시스템이 적용되어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고 하네요. 71.2kWh 용량의 배터리가 적용된 PV5 패신저는 최고 출력 120kW, 최대 토크 250Nm의 성능을 발휘하며, 1회 충전으로 최대 4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럽 기준으로요. 급속 충전으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0분.
실내는 ‘열린 상자(Open Box)’를 주제로 간결하면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다양한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모듈 방식의 맞춤형 사양으로 구성된다고. 특히 기아는 맞춤형 가구처럼 원하는 용품을 실내에 추가가 가능한 ‘기아 애드기어(Kia AddGear)’도 도입해서 보다 유연하고 제품을 운영할 생각이랍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2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비롯해 12.9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자동차 운영체제 기반 인포테인먼트와 비즈니스 목적의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앱 마켓, 주요 제어기 무선 업데이트, 디지털 키 2, V2L 등 첨단 사양도 빠지지 않는다고 하죠. 또한 PV5의 루프, 도어, 테일 게이트 등에 해당하는 바디 부품을 모듈화한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Flexible Body System)’을 통해 상품성은 물론 확장성도 확보하겠답니다. 기아는 시스템별 부품 모듈화로 차를 정비하는 시간도 줄어들 거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소프트웨어. 기아는 PBV는 안드로이드 자동차 운영체제인 AAOS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앱 마켓을 통해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PBV에 주요 기능을 최신화할 수 있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커넥티드 데이터를 통해 플릿 운영 관리 효율을 높이는 플릿 관리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조 부문. 여러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제조 방식이 가능하다는 건데요. PBV 전용 공장인 ‘화성 EVO Plant’는 컨베이어와 셀 제조 방식을 결합해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유연하고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하죠. 향후 기본 모델에 특장 사양을 추가한 컨버전 모델까지 운영하고 판매함으로써 맞춤형 생산을 극대화할 거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기아는 컨버전 파트너와 함께 컨버전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고요.
PV5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데뷔하고 올해 상반기 중 계약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기본 모델 5종을 선보이고 여러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하는 6개의 컨버전 모델까지 라인업을 늘릴 거라고 하네요. 기아는 PBV 시장에 발 빠르게 진입하는 만큼 2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전에 없던 새로운 빛으로 시장을 이끄는 넘버 원이 될 수 있을까요?
EV 2 : 어서 너의 모든 걸 드러내
글로벌 B 세그먼트를 타깃으로 하는 해외 전략형 모델, 콘셉트 EV2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는 2026년 유럽에서 출시를 목표로 합니다. 도심에 최적화된 콤팩트한 크기의 전기 소형 SUV의 전면은 분리된 수직 형상의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후면은 기술적인 조형의 코너 디자인을 바탕으로 모델만의 개성을 강조하며 정교하게 다듬어진 면처리는 전기차 다운 매끈함을 강조하고요.
1열 시트 이동과 2열 폴딩&리클라이닝 기능으로 실내 공간 확장성에도 힘을 쏟은 듯합니다. 벤치형 1열 시트는 좌우로 확장도 가능해 거주성과 활용성도 높인 것이 특징. 양산형 모델은 프런트 트렁크를 비롯해 V2L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상위 차급에 걸맞은 기능도 빠지지 않을 거라네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국내 출시는 없을 듯.
EV 3 : 가려졌던 널 찾아내
EV 데이에 함께하진 않았지만 연식변경을 거친 EV3의 소식도 살짝 전해드리겠습니다. 일부 품목의 변화가 있습니다. 1열 통풍 시트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이 기본 사양에서 빠지고 각각 컴포트와 컨비니언스 옵션에 포함됐거든요. 또 컴포트 옵션으로 빠진 기존 품목들을 보자면 운전석 파워시트와 운전석 전동식 허리 지지대. 이전에 컨비니언스에 묶여 있던 실외 V2L은 기본 적용이 됐고 스티어링 휠 진동 경고도 추가됐고요.
가격 변화도 있는데요. 세제혜택 전 가격으로 보면 에어는 그대로지만 어스와 GT-line은 약 50만 원 정도 올랐습니다.
EV 4 : 한 번도 빛난 적 없었던 미지의 향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건 이 차가 아닐까요? EV4는 C 세그먼트(준중형)에 속하는 모델입니다. 기아는 대체로 SUV 형태가 많은 전기차 시장에서 EV4는 혁신적인 공간과 뛰어난 성능으로 확장된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는데요.
앞은 짧지만 뒤는 기다란, 다소 낯선 실루엣에 더해진 수직 형상의 조명과 기하학적 패턴은 브랜드만의 특색을 강조하면서도 신선함을 자아냅니다. 휠 아치를 감싸는 블랙 클래딩, 차체 양 끝에 배치된 후면 루프 스포일러, 가장자리를 따라 자리 잡은 수직형 테일램프 등 세단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요소들은 새로움을 배가시키고요. GT 라인은 날개 형상의 전ᆞ후면 범퍼, 전용 19인치 휠 등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를 통해 한층 더 미래적이고 역동적인 면모를 자랑합니다.
자극을 위한 외모 치장에만 신경 쓴 건 아닙니다. EV4의 공기저항계수는 0.23. 기아 자동차 중 가장 우수한 공력 성능이죠. 참고로 EV3의 공기저항계수는 0.27. 기아는 공기역학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이를 이뤄냈다고 하는데요. EV4에 휠 갭 리듀서와 17인치 공력 휠을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휠 아치 후방 곡률 형상을 다듬어 휠 주변의 공기 흐름도 최적화했다고. 냉각 유동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범퍼 일체형 액티브 에어 플랩이 탑재되어 냉각 저항도 개선됐다네요. 또한 기아는 사이드 실 언더커버, 3D 곡률 형상의 전ᆞ후면 언더커버 등 총 8종의 차체 하부 부품들도 공기 흐름 최적화에 기여한다고 강조하더군요.
E-GMP 기반 EV4의 길이는 4730mm. 너비는 1860mm이고 높이는 1480mm입니다. EV3와 비교하면 430mm 더 길고 10mm 더 넓으며 80mm 낮습니다. EV4의 휠베이스는 2820mm로 EV3보다 140mm 더 길죠. 준중형 세단의 대표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아반떼와 길이 차이는 20mm인데 휠베이스는 100mm 더 깁니다. 트렁크는 VDA 기준 490L인데 동급 최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아반떼(474L)보단 넓은 트렁크이긴 하죠. 기아는 디자인만큼이나 넓은 공간에서 구현되는 여유로움과 활용성을 EV4의 강점으로 꼽는 까닭이 여기에 있나 봅니다.
인테리어도 살펴보자면 역시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5인치 공조 등 세 개의 화면이 이어지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디스플레이 하단에 적용된 히든 타입 터치 버튼은 깔끔하게, 주행 중 손쉬운 작동이 필요한 미디어, 음량, 공조는 에어 벤트 아래에 물리 버튼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직관적인 정보 전달과 효율적인 조작 버튼 배치를 최적화했다는 게 제조사의 설명입니다.
이 밖에 전방으로 80mm 확장 가능한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과 2열을 향해 수평으로 열 수 있는 회전형 암레스트 그리고 브랜드 최초로 간단한 조작으로 시트 포지션과 조명 밝기를 바꿀 수 있는 인테리어 모드는 공간 활용 측면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라인업은 롱레인지와 스탠다드, 두 가지. 롱레인지 모델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은 81.4kWh. 스탠다드 모델은 58.3kWh. 기아 자체 측정 기준으로 롱레인지 모델은 350kW 급 충전기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도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약 31분이라고.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모델의 복합 전비는 5.8km/kWh. 기아 EV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하죠.
게다가 롱레인지 2WD 모델은 17인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하고 1회 충전으로 최대 533km까지 주행할 수 있다는데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1회 충전 주행 거리입니다. 아울러 EV4는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가 가능한 i-페달 기능을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활성화할 수 있는 i-페달 3.0 덕분에 기존 전기차보다 향상된 주행 편의성과 승차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데, 과연.
커넥티비티는 기아가 내세우는 EV4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최신 차답게 기아 AI 어시스턴트는 물론 기아 앱(Kia App)과 연동되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이 브랜드 최초로 적용되어서 차 안에서만 가능했던 업데이트 승인이 이젠 앱을 통해 원격으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주차 동작 감지 모드가 포함된 빌트인 캠 2 Plus, 디지털키 2, 무선 폰 커넥티비티 등 최신 기능도 있고.
콘텐츠도 강화된 듯 보입니다. 스트리밍 프리미엄 서비스를 가입하면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게임, 노래방 등 다양한 콘텐츠를 대형 스크린과 프리미엄 사운드로 즐길 수 있다는데요.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몰라도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까진 기본이 아니겠죠? 더불어 기아 커넥트 스토어에서 디스플레이 테마도 구매해서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다고 합니다. NBA뿐만 아니라 KBO 리그와 협업해서 테마를 추가할 예정이라네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다양한 편의 사양도 EV4의 특징.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2,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헤드업 디스플레이, 서라운드 뷰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후측방 모니터,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전/측/후방 주차 거리 경고,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사전 계약이 3월에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세단보다 눈에 더 짙게 번지던 해치백은 유럽 현지 전략형 모델이라 한국에서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미지의 향이 가득한 기아의 첫 번째 전동화 세단, EV4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장면을 만드는 실루엣으로 온 세상을 물 들일 수 있을까요?
전동화 시장의 흐름을 바꾸겠다는 KIA의 LOVE 아니, EV ATTACK 리뷰는 여기까지.
반박 시 님 말이 다 맞아요.
글 이순민
사진 HK PR Center
참고 RESCENE LOVE ATT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