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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폭스바겐은 ID. EVERY1의 콘셉트를 공개하며 스마트하고 유연한 소형 전기차로 소개했습니다. 2027년 출시 예정인 ID. EVERY1은 내년부터 판매에 돌입할 ID. 2all과 마찬가지로 ID. EVERY1은 전륜구동 기반 보급형 전기차입니다. 그래서 예상되는 시작 가격은 2만 유로(약 3145만 원). 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이동성을 제공할 목적이라네요.

폭스바겐은 오는 2027년까지 새로운 MEB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포함해 총 9개의 신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미래 계획을 밝히기도 했었죠. 이 계획이 예정대로 원활하게 흘러가려면 대중적으로 어필할 ID. 원투의 활약이 절실해 보이는데, 공개된 콘셉트카를 보니 꽤나 고무적입니다. 엄청 귀엽거든요.

ID. EVERY1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브랜드 특유의 간결함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자극을 위한 불필요함은 없습니다. 폭스바겐의 표현을 빌리자면 ID. EVERY1의 선은 형태의 논리를 따르고 면은 동질적입니다. 꼭 필요한 것들만 담아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눈이 편안합니다. 시각적인 안정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길이 3880mm, 너비 1816mm, 높이 1490mm. up!과 폴로 사이에 위치하는 크기입니다. 오버행은 짧고 윈도우 라인은 직선적입니다. 도어에 새겨진 선은 윈도우 라인과 평행을 이루며 측면의 날렵함을 강조합니다. 창틀과 차체 표면 사이의 비율은 2/5 : 3/5. 모나리자와 같은 예술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비율을 고려했다는 게 제조사의 설명입니다. 보기 좋게 배치됐다는 거죠. 전면 LED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도 마찬가지.

LED 헤드라이트에 대해서 조금 더 얘기하자면 나름의 소통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폭스바겐은 일종의 시각적 상호 작용으로 소개하는데요. 전면과 후면 범퍼 하단 부분을 통해 환영하고 배웅해 준다네요. 눈동자 같은 헤드라이트와 범퍼 바깥에 자리 잡은 수직 형태의 주간 주행등이 미소 짓는다는군요. 앞뒤 폭스바겐 엠블럼도 켜지면서요.

눈여겨볼 것 중에서 루프도 빼놓을 순 없습니다. A 필러와 윈도우 라인이 블랙 컬러로 마감되어 얼핏 보면 루프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인데요. 이는 철저하게 의도된 결과물입니다. 플라잉 루프 콘셉트라는 이름까지 붙여졌고요. 옆에서 보면 뒤로 길게 뻗은 루프의 엔드 스트립을 바치는 C 필러는 곧게 솟아 견고함을, 윈도우 라인과 대조적인 화이트 컬러로 마감 처리가 된 19인치 휠은 역동성을 더합니다.

따뜻한 색감의 실내는 친근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대부분의 원단은 재활용 소재. 테라초(Terrazzo)와 유사한 표면은 현대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단순하게 마무리된 형태는 강한 대조를 이루는 색상들로 인해 밋밋해 보이지 않습니다.

바깥의 디자인 기조는 안에서도 이어집니다. 곧게 뻗은 선처럼 명확한 배열을 통한 직관성을 특징으로 하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다루는 터치 디스플레이가 중앙에 위치합니다. 온도, 열선 시트, 오디오 볼륨 버튼들이 아래에 있고요. 동승석 쪽 패널은 가변적입니다. 태블릿을 레일을 통해 고정하거나 선반을 부착해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다고. 위아래가 평평한 네모난 스티어링 휠은 2 스포크 형태입니다.

센터 콘솔은 스마트한 인테리어 디테일 중 하나인데요. 팔걸이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동이 가능해 모든 탑승 인원을 위한 다기능 도구로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승석과 뒷좌석은 접어서 다양한 운송 시나리오에 맞게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고요.

up!과 현재의 Polo 사이에 위치하는 ID. EVERY1은 한 급 위라고 할 수 있는 Polo 만큼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트렁크 용량은 305L 정도. 폭스바겐은 최적의 공간 활용과 높은 효율성 구현이 가능했던 이유를 전륜 구동의 새로운 MEB 플랫폼에서 찾습니다. 참고로 콘셉트카의 최고 속도는 130km/h. 새롭게 개발된 일렉트릭 드라이브 모터의 출력은 70kW(95PS)이고 항속 거리는 최소 250km.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CEO는 ID. EVERY1을 두고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볼륨 세그먼트에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기 위한 보급형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말이죠. 최근 유럽연합은 202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다시 한번 못 박았습니다. 2030년까지 목표로 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55% 감축도 변함없고요. 그래서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유럽연합은 배터리 부스터 프로그램 등 지원책을 강화했고 여기엔 원자재 확보와 배터리 신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도 포함됩니다. 또한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 전기차에 대한 인센티브와 리스 프로그램도 더 확대한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폭스바겐의 ID. 2all과 함께 ID. EVERY1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동성으로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콘셉트만큼 간결하고 효율적인 모습으로 양산된다면 또 다른 비틀을 기대해 볼 만하지 않을까요? 모두를 위한 브랜드로서 폭스바겐이 닉값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요.

반박 시 님 말이 다 맞아요.

글 이순민
사진 Volkwswagen Newsroom

이순민

royalblue@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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