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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 공유 플랫폼 '타다'의 운명이 걸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일명 '타다 금지법'의 통과가 보류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이하 소위)는 지난 25일, 17명의 의원의 발의에 따라 개정안이 논의됐지만 통과는 보류됐다. 개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으며, 통과되면 사실상 '타다'가 사업을 유지할 수 없는 이유를 살펴보자.

지금까지 '타다'의 사업 근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바퀴를 굴려 유상 운송이 가능한 교통수단은 버스와 택시가 전부. 좀 더 넓히면 콜밴 정도가 있었다. 모두 영업용으로 허가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운수사업법 시행령에는 예외가 있었고, VCNC는 '타다' 서비스로 지난 10월 정식 론칭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 1항’을 살펴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빌리는 이에게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즉, 타다에서 제공하는 차는 렌터카이고 운전자는 별도의 수행기사 업체 소속이므로 합법적인 서비스인 것이다. 참고로 이와 비슷한 '차차' 서비스는 '18조 2항'에 대리운전용역을 제공할 수 있게 한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로 이뤄지는 서비스는 현 상황에서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다.


문제의 촉발은?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달 28일, 검찰이 '타다'의 VCNC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타다'가 자동차 대여사업자로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 운송을 한 사실을 불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지난 2월에는 서울개인택시조합의 고발도 있었다.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해 단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는 입법 취지를 왜곡한 '유사 택시'로 주장했다.

반면, '타다' 측은 주관부처인 국토부의 운영 승인이 있었으며, 서울시의 민원 회신 내용을 근거로 합법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대형 로펌과 함께 12월 첫 재판을 준비 중이다.

개정안 내용과 정부 이야기는?

개정안 내용을 살펴보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여객자동차 운송플랫폼사업'을 신설해 유사 영업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이 법이 처리되면 이용자가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차를 빌릴 때만 기사를 알선받을 수 있다. 또한 호출 장소도 공항고 항만으로 제한되며, 운전자가 주취나 부상 등의 사유로 직접 운전이 불가능할 때에만 가능하다.

'운송플랫폼사업'은 지금의 '타다'처럼 택시 면허를 확보하지 않고 운송영업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개정안에는 국토부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허가 전에는 심의위원회의 심의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허가 면허수에 대해서는 택시 감차 계획의 시행 추이를 고려해 지금의 택시 면허 총량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국토부에 기여금을 내야 한다. 요금을 정하거나 변경할 때는 국토부 장관에 신고해야 하며 영업시간도 임의대로 하지 못한다. 요약하면 '제도권 내 경쟁'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

현재 여당은 이후 소위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나친 규제를 반대하는 야당은 지금 상태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선 상태. 지난 25일 법안 심사가 연기된 이유는 기여금의 성격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 등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졌다. 따라서 사업자 측은 실낱같은 희망으로 국회 설득을 위해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내에서 영업 중인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불법화된다. 일부 공항 운행을 하는 '타다 에어'는 여지가 남지만 운전자의 주취나 부상이 확인돼야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통과될 경우 '타다'는 예측 불가능한 사안이 많아 사업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때문에 3~5년의 사업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면허 비용, 기여금 원칙 등의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다. 보태어 현재 개정안 내용에 전면 제한이 아닌 일부 제한으로 예외 사항이 있지 않은 한 사업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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