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6 차돌박이
언제까지 제로백, 주행거리만 보고 갈텐가
'디테일'로 살펴본 벤츠와 BMW의 '공밀레 대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전통과 역사의 숙적, 벤츠와 BMW가 또다시 기술력을 갈아넣은 '공밀레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벤츠는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전기차 EQXX를 공개했고, BMW는 619마력에 제로백 3.8초를 자랑하는 iX M60을 공개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주행거리와 속도의 영역에서 극한의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인데, 주행성능 외에도 치열한 경쟁이 엿보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차량의 '디테일' 이었죠
▶ 대나무, 거미줄, 곰팡이까지....'친환경'의 끝을 보여준 벤츠
벤츠는 EQXX를 소개하면서 극한의 '친환경 컨셉'을 선보였습니다. 선인장, 거미줄에 버섯 균사체까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친환경성 생분해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EQXX의 도어 손잡이는 독일 암실크(AMsilk)사의 바이오스틸로 만들어졌는데, 이 바이오스틸의 재료는 바로 '거미줄'입니다. 암실크 사는 거미줄의 단백질 성분을 추출해 넣은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이용해 거미줄 섬유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인조 거미줄'=바이오스틸은 운동화 소재로도 사용이 가능할 만큼 단단한 내구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특수 효모와 반응시키는 공정을 거치면 불과 36시간만에 완전 분해됩니다.
시트 소재로도 흥미로운 친환경 소재를 들고 나왔습니다. 바로 '선인장'과 '버섯'입니다. 선인장을 햇볕에 말려 빻은 뒤, 다른 재료와 섞어 만든 '선인장 가죽'과 버섯 균사체를 꼬이게 해서 만든 '버섯 가죽'을 시트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이들 소재 모두 가죽과 유사한 질감과 내구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자연 상태에서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입니다.
▶ 버튼 하나만 누르면 색깔이 변한다?...'취존'의 끝을 보여준 BMW
BMW는 차량의 외장 색상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는 'iX 플로'를 선보였습니다. 차량의 윤곽에 맞춰 수백만 개의 '마이크로 캡슐'이 들어가 있는데,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전기신호가 발생되면서 실시간으로 색상이 바뀌는 기술입니다. 기술적 개념 자체는 과거 E-북 리더기 등에 사용되던 '전자잉크'와도 유사합니다.
굳이 '전자 잉크'를 예시로 든 건 아직까지 표현 가능한 색상이 '흑백'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흑백' 조작 만으로도 흰색, 검은색, 회색의 3가지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데요, 3가지 색상 모두 국적을 불문하고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색상인만큼 실제 해당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출시되면 상당한 반향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BMW 측에서 추가적인 기술 개발중이라 밝힌 안큼 이번 시연과는 별개로 상용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 디스플레이는...? 1열 천국 벤츠 vs 2열 천국 BMW
차량 디스플레이 및 인포테인먼트 요소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엿보입니다. 벤츠에서는 지난해 선보인 1열 전면 디스플레이인 '하이퍼스크린'과 유사한 1열 전면 디스플레이를 다시한번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AI 기반의 '대화형 주행 도우미' 기능을 탑재했는데요, '스타 클라우드 아바타'라고 명명된 이 기술을 통해 운전자가 대화하듯 AI와 주행 상황, 도로 상황 등을 공유하며 주행 편의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BMW는 후열 승객의 편의를 도모한 ‘BMW 시어터 스크린’을 선보였습니다. 차량 천장에 설치된 32:9 비율의 31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 '바우어 앤 윌킨스'의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5G 네트워크의 스마트 TV 기능을 탑재해 각종 콘텐츠를 실시간 대화면 스트리밍으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터치 조작 및 후열 도어에 내장된 터치패드를 사용해 디스플레이 각도 및 차량 실내 밝기를 조절할수도 있어 후열 동승자의 콘텐츠 감상 편의성을 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