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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색상을 결정하고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페인트는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차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고가의 자동차들은 페인팅이 생산공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할 정도다. 페인팅 기술도 날이 갈수록 발전할 터. 지금까지 등장했던 별의 별 자동차 페인트를 불러 모았다.

자동차 표면 온도를 낮춰주는 페인트

여름철 뙈악볕 아래 검은차. 생각만해도 후끈 달아오른다. 차에 올라 에어컨을 한참 켜고 다녀야 겨우 숨을 쉴 법하다. 독일의 화학기업 BASF는 이런 자동차들의 표면 온도를 최대 20도나 낮춰 줄 수 있는 페인트를 개발했다.

자동차 클리어 코트 안쪽에 특수도료를 포장하는 방식인데, 직사광선 속 700nm ~ 2500nm 사이의 근적외선을 반사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근적외선을 반사하면 태양열 축적을 차단할 수 있어 그늘에 차를 세워둔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불어 차의 색상을 표현하는 가시광선은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페인트 색상이 가진 효과는 유지된다.

BASF는 향후 전기차 시대에 이런 자동차 페인트들의 효율이 제대로 조명될 것이라고 보고 가격을 낮추고 효율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흠집? 스스로 복원하는 페인트

흠집이 나면 스스로 복원하는 페인트도 있다. 우리에게 선보인지 10년이 지난 기술이지만 전설로 회자되곤 한다. 바로 닛산의 ‘스크래치 실드페인트’다.

스크래치 실드페인트는 말 그대로 차량의 표면에 흠집이 생기면 스스로 복원하는데, 햇볕에 노출시켜 온도가 25도 이상 올라간 상태에서 1시간 이상 지나야 한다. 흠집이 난 페인트 옆의 페인트들이 확장됨녀서 흠집을 흡수하는 형태다. 다만 페인트의 코팅막이 상하는 수준으로 깊은 상처는 회복되지 않는다.

닛산은 국내에 FX35와 FX50을 출시하면서 이 기술을 적용한 모델들을 선보였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모델에선 스크래치 실드페인트가 적용되진 않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나비날개의 색을 자동차로

렉서스는 자사의 플래그십 쿠페 LC의 50만대 판매 달성을 기념하는 특별 모델로 나비날개색을 적용한 한정모델을 선보였다. 남미에 서식하고 있는 모토나비라는 특별종의 ‘스트럭처럴 블루(Structural Blue)’ 색상의 차다.

스트럭처럴 블루는 모토 나비의 ‘구조발색’ 원리를 페인트로 만든 것. 이 색은 페인트의 적층구조를 적용해 파랑색 이외에는 모두 흡수하고 반사시켜버린다. 렉서스에 따르면 LC 특별사양의 푸른색은 바로 이런 적층구조의 페인트를 적용해 푸른색의 깊이가 다르다고 한다.

색이 바뀌는 페인트

한때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카멜레온 페인트’가 있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보라색에서 노란색 등 휘황찬란하게 바뀌는 이 페인트는 빛의 반사각도를 이용한 페인트였다. 하지만 직접 색상을 바꾸는 페인트도 있었는데, 바로 파라마그네틱 페인트 (Paramagnetic Paint)다.

나노 페인트라고 불리는 이 페인트는 전자기 신호를 차체로 흘려 색을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었다. 폴리머 구조의 안료를 여러겹으로 덧칠해 각기 다른 파장을 일으켜 색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닛산 GT-R과 푸조 RCZ라 이 페인트를 적용한 바 있지만 보수하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판매가격도 비쌌다. 게다가 범죄에 악용할 우려가 있다며 일부 도시에서는 허가를 거부해 확산되지 못했다.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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