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9 이정현
제조사의 ‘옵션 장난질’.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인기 있는 장비들을 상위 등급에만 제공하거나 옵션으로 마련해 돈을 더 쓰도록 유도하지요. LED 헤드램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일부 모델은 디자인을 차별화해 하위 등급임을 드러나게끔 하기도 합니다. 소비자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돈을 더 쓰느냐’ 혹은 ‘포기하느냐’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겠죠.
저 역시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얼마 전 출고한 코나는 중간급인 모던 초이스입니다. 이 등급까지는 LED 헤드램프를 달 수 없습니다. 선택 옵션으로도 불가합니다. 이걸 원한다면 최고등급인 프리미엄까지 올라서야 하죠. LED 헤드램프 때문에 140만 원 더 쓰게 하는 꼴입니다.
다행히 대안은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인증 받은 LED 헤드램프를 장착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죠. 필자도 얼마 전 장착했습니다.
LED 헤드램프 제품의 선택지는 한정적입니다. 주로 찾는 제품은 부풍산업의 ‘더플래쉬’입니다. 적용 차종이 다양해서지요. 램프 규격은 H7 한 가지. 상향등과 하향등이 독립적으로 구성된 헤드램프에만 쓸 수 있는 타입입니다. 그랜저 IG나 셀토스 같은 바이펑션 헤드램프를 위한 제품은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입니다.
장착은 직접 하면 안 되고 오직 샵에서만 가능합니다. 가격은 장착비 포함 35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작업에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이후 자동차튜닝부품인증센터(www.cartunig.kr)에서 인증 등록을 마치고 자동차 등록증에 한국자동차튜닝협회 인증 스티커만 부착하면 모든 과정이 끝납니다. 번거롭게 구조 변경할 필요가 없어 편리합니다.
필자의 경우 디자인 때문에 작업을 맡겼습니다. 하얀색의 주간주행등과 노란색의 할로젠 헤드램프가 어색하게 느껴졌거든요. 디자인 면에서는 대만족입니다. 특히 주간주행등과 LED 헤드램프의 색온도(켈빈값, K)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아서 좋습니다. 부풍산업 더플래쉬 제품의 색온도는 6000K. 사진 상 푸른빛이 돌지만 실제 육안 상으로는 화이트에 가깝습니다.
밝기도 은근히 괜찮습니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기존의 할로젠 헤드램프보다는 밝은 듯한 느낌입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리는데요. 빛의 직진성을 지적하는 이도 많습니다. 가까운 물체는 밝게 비추지만 멀리 있는 물체는 잘 안 보인다는 의견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우선 코나의 H7-3 규격은 상향등과 하향등이 따로 독립돼 있습니다. 따라서 상향등을 켜면 누런 빛이 납니다. 상향등 켤 일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은근히 거슬립니다. 내구성도 걱정스럽습니다. 제조사 순정 부품이 아닌 만큼 사용 연한이 짧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제품 보증기간은 1년입니다.
LED 헤드램프를 장착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지금까지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0점입니다. 디자인, 가시성, 가격, 편리성 면에서 합리적이라는 생각입니다. 35만 원 들인 게 아깝지 않습니다. 나머지 10점은 내구성에 대한 걱정입니다. 물론 걱정일 뿐 아직까지 문제된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안심할 수 있을 만한 자료가 많았으면 합니다.
LED 헤드램프처럼 우리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하나씩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금은 제품 종류가 많지 않지만 향후에는 다양한 인증 부품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겠지요.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 자동차 구매 패턴과 튜닝 시장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