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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브랜드 이야기는 즐거우셨나요? 여기서는 푸조가 선보이는 전기차에 대해서 전해드릴까 합니다. 푸조는 전기차만 파는 브랜드가 아닌데 굳이 전기차를 콕 찍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많이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출시된 지 시간이 좀 지나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의 인기가 매우 높았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도 각 브랜드만의 매력을 담아낸 전기차를 선보였고요. 기대를 모으고 있는 BMW의 iX도 연말 데뷔를 앞두고 있습니다. 수입차 브랜드에 못지 않게 국내 제조사들의 활약도 대단했습니다.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도 기존과는 다른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죠. 제네시스의 GV60도 공개와 함께 많은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브랜드와 제품은 여러 매체에서 다양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푸조의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것 같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두고 선택하는 브랜드와 제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택지는 넓으면 넓을수록 좋은 거 아닌가요? 거르는 이유가 분명하게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 차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해서 아예 리스트에 올려두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나름 희소성을 갖춘 전기차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푸조 e-2008의 매력적인 이유 시작하겠습니다.

어떤 차야?

e-2008은 6년 만에 완전 변경을 거친 2세대 2008의 파생 모델입니다. 국내에는 지난해 7월 출시가 되었고요. 푸조의 e-CMP 기반이라 디젤 모델도 있습니다. 외관과 실내는 거의 동일한데, 차이점은 따로 전하겠습니다.

CMP은 ‘Common Modular Platform’의 약자로, FF 콤팩트 모델을 위한 차세대 플랫폼입니다. 가솔린, 디젤, 전동화 모델에 모두 적용이 가능한 유연한 레이아웃이 특징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현대자동차의 E-GMP처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판매되는 등급은 알뤼르와 GT 두 가지입니다. 길이x너비x높이를 보면 4,300mm x 1,770mm x 1,550mm입니다. 휠베이스는 2,605mm입니다. 적재 공간은 기본 434L인데 최대 1,467L까지 확장 가능합니다. 2세대로 변경되면서 기존보다 140mm 길어지고, 30mm 넓어지고, 높이는 5mm 낮아졌습니다. 휠베이스도 65mm 늘어났고요.

이렇게 보면 크기가 잘 가늠이 어렵죠? 기아의 니로 EV랑 비슷합니다. 니로의 길이 너비 높이는 각각 4,375mm, 1,805mm, 1,570mm입니다. 휠베이스는 2,700mm이고요. e-2008은 니로 EV보다 짧고 좁고 낮습니다. 휠베이스도 당연히 짧고요. 하지만 트렁크 최대 적재 용량은 니로 EV(1,405L)보다 넓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100kW 전기 모터와 50kW 배터리가 탑재되어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6.51kg.m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전비는 4.3km/kWh이고,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237km입니다. 이 차의 가장 큰 약점이죠. 300km에 이르지 못하는 주행 가능 거리. 하지만 실제로 운행하면 인증 거리보다는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등급은 몇 개?

판매되는 등급은 총 두 가지. 알뤼르랑 GT Line입니다. 알뤼르의 판매 가격은 4,690만 원, GT Line은 4,940만 원입니다. 250만 원 차이죠. 그럼 250만 원의 차이는 뭘까요? 외관부터 보면 GT Line에는 풀 LED 헤드램프랑 코너링 램프가 적용됩니다. 휠 크기도 다릅니다. 16인치에서 17인치로! 당연히 GT 엠블럼도 부착되고요, 옵션으로 파노라믹 글라스 선루프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200만 원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가죽 스티어링 휠에 GT 엠블럼이 추가되고, 가죽이랑 직물이 혼용된 컴포트 시트에서 나파 가죽으로 바꿀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아쉽게도 무료는 아니고 200만 원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룸미러도 프레임리스로 바뀌면서 조금 더 세련되어지고 8컬러 앰비언트 라이트가 더해집니다.
기능적으로 본다면 후방 파킹 센서가 전후방으로 확장되고, 하이빔 어시스트,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이 추가됩니다. 250만 원치고 바뀌는 것이 좀 상당하네요.

보조금은 얼마나?

전기차 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Money Money’해도 돈이죠. 보조금 수령 여부와 지원 금액일텐데, 푸조는 10월까지 연장된 EV 프로모션을 통해서 특별 보조금 400만 원을 지원해줍니다. 그러니까 국고 보조금과 지차체 보조금도 받고 푸조의 특별 보조금까지 받는 것이죠.

그럼 여기서 질문! 특별 보조금은 푸조 파이낸스 통해서 구매한 사람만 받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아닙니다. 푸조 파이낸스와 상관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푸조 파이낸스를 이용하면 40만 원 충전 카드와 150만 원 상당의 220V 충전기까지 더 받을 수 있습니다. 현금으로 하나 푸조 파이낸스로 하나 할인율 차이일텐데, 파이낸스 통해서 구매하고 금리가 낮은 제1금융권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그럼 보조금 다 받으면 가격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볼까요? 국고 보조금은 605만 원이고, 서울시 기준 지자체 보조금은 151만 원입니다. 여기에 푸조 특별 보조금 400만 원까지 받으면 총 1,156만 원이네요. 알뤼르와 GT Line 모두 3천만 원 대에 구입할 수 있는 셈이죠.

돈 말고 다른 매력은?

사자를 떠오르게 하는 외관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도로에 흔하지 않다는 희소성도 있습니다. EV에서 달라진 점을 꼽아보면 완전변경을 거치면서 면적을 넓힌 전면 그릴에 자리잡은 브랜드 엠블럼의 색상이 오묘합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릴의 디테일이 내연기관에서는 세로인데, 전기차는 가로로 바꼈습니다. 보디 컬러와 동일한 색상으로 액센트도 들어가면서 디자인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브랜드 시그니처 라이트와 입체적 형태의 3D 리어램프도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멋스럽지만, 푸조의 매력은 실내에서 극대화됩니다. 아이 콕핏이라고 불리는 실내는 훌륭합니다. 독특한 형태의 더블 플랫 스티어링 휠, 색다른 기어노브, 팔각형 테두리의 클러스터 모두 시트에 앉자마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죠.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바로 클러스터입니다. 클러스터는 이른바 3D 헤드업 인스투런트 클러스터입니다. 세계 최초로 구현된 10.25인치 입체 클러스터입니다. LCD를 기본 레이어로 두고 그 위에 반사판을 덮고 상단에 위치한 프로젝터가 정보를 비춰주는 방식입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처럼 말이죠.

이러한 디지털 요소와 함께 비상등, 공조장치 등 자주 쓰는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두면서 편의성을 챙기고 감성적인 부분도 만족시켜줍니다. 대체로 플라스틱이 많은 점은 아쉽지만, 그린 스티치를 도어 트림부터 스티어링 휠, 시트, 대시보드에 더하면서 디테일을 놓치지 않습니다.

단점은?

물론 좋은 점만 있는 차는 아닙니다. 일단 주행 거리가 짧습니다. 엔진은 없어도 차에 꼭 있어야 한다는 통풍 시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2열 열선 시트도 빠지고요. 2열 시트 슬라이딩도 불가합니다. 7인치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최근 트렌드에 비해 작은 편이죠. 2열 송풍구가 없고, 일반 전기차처럼 평평한 바닥이 아니라는 점도 아쉽네요. 무엇보다 서비스센터는 전국에 총 18곳으로 타 브랜드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우라면 e-2008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1)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4천만 원 이하의 수입차를 고려 중, 2)출퇴근이나 도시에서 활용할 계획, 3)구매 보조금, 연비, 세금 등 경제적 혜택이 있는 전기차가 우선순위, 4)세단 혹은 해치백 보다 SUV처럼 공간적 이점이 있는 SUV 선호, 5)편의사양은 포기해도 디자인은 포기할 수 없다면 이 차 어떨까요?

사진 / Peugeot

이순민

royalblue@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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