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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공영 주차장 징수 시스템은 정기주차를 제외하면 대부분 후불로 운영되며, 관리자에게 직접 지불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공영 주차장 뿐만 아니라 사설 주차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렇다면 교통 선진국이라는 유럽의 주차요금 징수 시스템은 어떨까? 제네바 시내를 방문해 직접 확인해 봤다.

외국 드라마나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코인 단말기가 있다

제네바의 주차요금 정산 방식은 무인 단말기를 통한 선불제. 별도의 주차 구획이 없어 번호판의 숫자만 입력하고 결제하는 방식이다.

결제를 마치면 나오는 주차권

주차 시간을 최대 90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결제 방식은 간단하다. 등록번호를 누르고, 동전을 투입하고, 확인버튼을 누른다. 주차요금은 1 시간에 2.80CHF(한화 약 4,000원)정도로 최대 90분까지 주차할 수 있다. 결제 수단은 동전 아니면 모바일 결제 인데, 모바일 결제를 위해서는 별도의 서비스 가입이 필요하다. 결국 관광객은 선택의 여지 없이 동전만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스위스프랑(CHF)과 함께 유로도 쓸 수 있다는 것. 하지만 1유로는 1CHF보다 조금 더 비싸기 때문에 약간의 손해를 보게 된다는 함정이 있다.

주차구획이 나뉜 주차장에는 보도쪽에 번호가 표기되어있다

주차된 자리의 번호를 누르면 주차 잔여 시간이 표시된다

주차 구획이 없는 주차장과 달리 칸칸이 나뉘어 있는 주차장은 좀 더 사용이 편리하다. 주차한 자리의 번호를 누르고 동전을 투입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 요금을 지불 한 시간이 끝나면 남은 시간이 - 로 표기된다. 만약 결제한 시간을 넘겨 - 로 표기된 자리에 그대로 주차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매일 최대 15시간까지 무료주차 가능하다는 의미. 뚜레쥬르(Tous les jours)라는 익숙한 단어가 보인다(?)
왼쪽은 호텔을 예약한 손님과 5월~10월까지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주차장. 오른쪽은 4시간 제한의 무료주차장이다
파란색 선이 그어진 주차장. 특정 주차쿠폰이 있으면 1시간 동안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시내 혼잡구간은 대부분이 유료로 운영되지만 조금 벗어나면 무료주차를 할 수 있는 장소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 건물다운 건물이 없는 장소가 대부분이라 상가 밀집지역까지 꽤 먼 거리를 걸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주차 위반과 마찬가지로 운 좋게 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단속반의 눈에 띄면 딱지를 끊는다.

제네바의 주차문화가 우리나라와 가장 다른 점을 꼽자면 유료주차장을 무인으로 운영하며 자율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 자율적으로 질서를 지킬 것 이라는 가정 하에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율적이라고 해서 마냥 방치하는 것은 아니니 단속에 걸리지 않으려면 정해진 규칙은 지키는 것이 좋다.

 

이후상 기자

pollar@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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