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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신을 ‘부산의 하드코어’라고 소개해주신 남자분의 궁금증을 함께하죠. 평소에 슈퍼카를 좋아하는데 문득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로 꼽히는 부가티 시론(Bugatti Chiron)의 연비가 궁금하다는 사연입니다. 다소 ‘뜬금포’이긴 한데 평소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먹성 좋은 에디터이기에 질문도 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주 간단한 답변이기도 하고요.

시론이 공식적으로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기준을 미국으로 잡죠. 미국의 환경 보호청(EPA)에 따르면 부가티 시론의 복합연비는 11MPG입니다. MPG는 ‘Miles Per Gallon’의 약자로 1갤런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뜻합니다. 변환하면 약 4.7km/L가 됩니다. 도심에선 이보다 낮아 9MPG(약 3.8km/L)가 되고 고속도로 연비는 14MPG(약 6.0km/L)입니다.

16기통 8.0L 쿼드 터보 1,500마력 엔진을 달고 2톤에 가까운 덩치를 생각하면 그리 나쁜 편은 아니네요. 참고로 같은 8.0L 배기량의 엔진(1,000마력)을 쓰고 100kg 이상 가벼운 베이론의 연비는 복합 10MPG(4.3km/L), 도심 8MPG(3.4km/L), 고속도로 15MPG(6.4km/L)였습니다.

내친김에 우리가 흔히 슈퍼카라고 부르는 차들의 연비를 살펴보죠. 시론의 뒤를 이어 애스턴마틴 V12 밴티지 S(V12 6.0L)와 페라리 F12 tdf(V12 6.3L),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40-4(V12 6.5L), 페라리 GTC4루쏘(V12 6.3L)가 복합연비 12MPG(약 5.1km/L)로 최악의 연비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13MPG(약 5.5km/L)로 초럭셔리 세단 벤틀리 뮬산 EWB(V8 6.8L)가 따르고 있습니다.

정리해보죠. 예상대로 슈퍼카들의 연비는 극악 수준입니다. 1~2위 그룹을 휩쓸고 있는 것으로 증명이 됩니다. 고성능을 추구하다 보니 어쩔 도리가 없어요. 다행인 건 세대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엔진에 모터의 힘을 더하는 최근의 흐름으로 볼 때 앞으론 더 나아질 겁니다.

참, 위에 설명한 연비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한 거 아시죠? 실제 부가티 오너들은 절대 중형 세단 몰듯 얌전하게 시론을 운전하지 않을 테니까요. 추측건대 1km 달리면서 1L의 가솔린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일이 허다할 겁니다.

그렇더라도 유류비 걱정은 하지 않아요. 부가티에 따르면 시론 구매자들은 평균 42대의 자동차와 1.7대의 전용기, 1.4대의 요트를 갖고 있으니까요.

박영문 기자

spyms@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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