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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중고차 팔기, 좀 변했다.


최근 회사 소유의 스타렉스 차량을 중고로 판매할 일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요즘 '내 차 번호'만 적으면 차를 팔아준다는 서비스나 플랫폼 많이 보셨죠? 저는 몇년 전 해당 서비스가 출시된 직후에, 실제로 해당 방식으로 차를 팔아본 나름 얼리어답터 유저입니다. 4년전 즈음, 아버지께서 마실용으로 타시던 1세대 SM3를 처분하시겠다고 생활정보지(교O로, 벼O신문 등)들을 뒤져 중고차 딜러와 통화를 하시더군요. 그리고 '30만원' 줄 수 있다는 대답을 들으셨습니다.

그래도 30만원은 폐차랑 차이가 없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던 찰나, 때마침 경매 방식의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막 시작해 화려한 광고를 뿌려대던 모 플랫폼을 발견하고 그 차 번호를 적어 올려봤습니다. 최고 경매가는 무려 150만원! 최종적으로는 130만원에 판매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sm5는 바다건너 수출되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생활정보지를 통해 판매하는 것보다 정확히 100만원을 더 받은! 그야말로 중고차 판매방식의 혁신에 감탄했었죠, 감탄했습니다만...왜 150만원이 아니라 130만원에 팔렸던 걸까요?

왜 20만원이 깎였던 걸까요? 사실 현장에서 만나보니 저도 몰랐었는데 프론트 휀더 1개 교체했던 것이 있었더군요. 그래서 20만원 감가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100만원을 더 받았던 겁니다. 이때 저보다 아버지께서 많이 놀라시더군요. 조금이라도 더 받은 것도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차량을 판매하는 과정이나 딜러를 선택하는 등의 이런 새로운 흐름에 대해 신기하게 생각하셨습니다.

아무튼 그때의 제 기억만 해도 첫 딜러의 인상이 좋아서 그런지 '다음에 내 차를 판매해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이번에 법인 차량을 판매할 때도 이 방식을 통해 판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몇년 전과는 달리 요즘은 '내 차 번호'를 적어서 딜러 경쟁입찰로 차를 판매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졌더군요.


다양한 중고차 판매 플랫폼


중고차를 판매하는 방식은 이제 '소비자가 직접 올리는 경매 방식'이 확실한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쟁 자체를 썩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레몬마켓(=정보 비대칭)인 중고차에서 소비자가 좀 보호받게 되는 이런 변화가 반갑습니다.


제가 모르는 중고차 판매 플랫폼도 상당히 많을 것이고 제가 모든 플랫폼을 경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알고, 최소한 몇 군데 플랫폼을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플랫폼을 막론하고 느낀 '경매' 방식의 차량 판매에서 만족스럽게 차를 판매할 수 있는 '판매팁' 3가지+a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

1. 최고가 견적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당연히 케바케이겠지만 근래에 제가 경험한 바로는 최고가 견적을 던지는 딜러가 썩 달갑지만은 않았습니다. 지난 4월에 법인차량 판매를 위해 플랫폼 두 곳에서 모두 견적을 받았고 딜러 두 분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막상 연락을 해보니 결국 '채택되기 위해 현실성 없는 금액을 던진 것이다'고 하더군요. 해당 플랫폼은 경매 진행 후 딜러를 딱 1번만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결국 다시 글을 올려 다시 견적을 또 받아야 했고, 시간만 낭비한 꼴이었죠.

바로 여기에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차량 시세'를 참고할 필요가 있는 이유이기도 한데 다수 딜러의 입찰을 받아보면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평균이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어떤 매물이 450~550만원 사이에 입찰가가 형성된다면 '중간값 시세'가 대략 500만원 쯤으로 보이기 마련이죠. 그런데 간혹 580~620만원 수준으로 눈에 튀는 입찰가가 등장합니다. 이렇게 2~3위 입찰가격과 큰 차이가 나는 '나홀로 많이 떨어진 값'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렇게 일단 '최고가'를 불러서 만나서, 현장에서 감가 때린 후 차를 받아 가려는 시도로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튀는 가격을 입찰하는 딜러는 그냥 걸러버리는 것이 제 개인적인 판매팁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케바케', '사바사'가 있는 법인데, 이 얘기는 조금 뒤에 마저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최대한 솔직하게 다 쓰자.


이건 다른 것보다 현장에서의 밀당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서 써뒀습니다. 당연히 판매자 입장에선 감가 하려는 딜러들이 밉습니다. 하지만 해당 매물을 구매해 가는 딜러들 입장에서는 판매 게시글에 적혀있지 않던 '손상'이 발견된다면 당연히 '네고'를 시도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건 꼭 차 뿐만 아닌, '당O마켓', 'O고나라', '번개O켓'등을 통한 모든 중고물품 거래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죠.

그러니 그냥 솔직하게 차량에 문제가 있는 것들을 최대한 작성해서 기록하고 경매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특히 차량 상태에 대해 글로 쓰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최대한 상세하게 기록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현장에서 딜러와 차량 확인을 할 때 '이미 언급해놨는데 굳이 추가 감가를 할 이유가 있느냐'고 근거를 기반으로 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 또한 일반 '중고 물품' 거래에서도 흔하게 통용되는 법칙이죠. 하지만 중고차 거래에서는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차량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이미 써놨는데 현장에 도착한 딜러가 '못 본 척' 하면서 감가를 시도하는 것은 엄연히 '부당감가'에 포함되기 때문이죠. '부당감가'로 인정이 된다면 플랫폼에 따라서는 이러한 '부당감가'로 입은 손실을 100% 보상해주기도 합니다.


3. 사진 촬영에 신경을 쓰자.


2번과 비슷한 이유인데 차이점이라고 하면 글 대신 사진이라는 겁니다. 사진과 글 모두 아주 상세하게 써두는 것이 현장 감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차량 부품의 명칭을 잘 알기가 어렵기 때문에 글로 써두자니 피로도가 쌓일 수 있죠. 그럴 때는 사진으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의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사진 1장에 차량 전체가 꽉 찰 수 있도록 멀리서 찍은 뒤 특정 부위로 좁혀가는 방식으로 여러장 촬영하는 것이 좋고 글로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귀찮다면 특정 부위를 가까이 찍을 때 손가락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촬영을 할 때는 그늘지거나 어두운 곳에서 하기 보다는 맑은 날씨에 자연광 아래에서 촬영하는 것이 손상된 부위를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유리합니다.

이렇게 신경을 써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 가장 와닿는 이유는 결국 '가격' 때문입니다. 가령 차량 범퍼의 손상이 있다고 가정을 합시다. 만약 사진 촬영부터 이 부분을 강조해서 언급을 해둔거랑 대충 얼버무리면서 현장에서 확인이 되었을 때랑 차량 가격에 미치는 것이 다르다고 봅니다.

미리 언급이 되었다고 하면 가령 10만원 감가 반영이 될텐데 현장에서 확인되었을 때는 20만원 이런식으로 적용이 된다고 보고 이런 항목들이 쌓이면 무시하지 못할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봅니다.

4. 리뷰나 우수 인증 라벨을 확인하자.


앞서 너무 튀는 최고가를 부른 딜러는 좀 거르자는 의견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예외는 있습니다. 제가 결국 판매로 이어진 사례이기도 한데 엔카에 한정된 이야기일지 모르겠습니다.일단 견적을 받았고, 지난 번의 경험을 토대로 최상위 가격은 거르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입찰에는 못보던 것이 보입니다. 내용을 보니 이런 저런 평가를 통해 엔카에서 선정한 '우수 딜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거기다 혹시나 부당한 감가가 발생하게 되면 엔카에서 보상을 해준다는 내용도 있더군요

솔직히 저의 '지론' 대로, 최고가 딜러는 거르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번의 기억 덕분에, 타 플랫폼에도 동시에 견적을 받아놓은 상태였습니다. 여차해도 다른 견적이 있다는 생각에 엔카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부른 '우수 딜러'라는 붙은 사람을 가장 먼저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닫는 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시세보다 살짝 높은 '최고가'로 엔카의 우수딜러에게 차량을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앞에서 '최대한 솔직하게 다 쓰자'라고 적었던 것 기억나시나요? 이번에 제가 판매한 스타렉스 차량 역시 오른쪽 뒷바퀴 근처의 리어 휀더에 손상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엔차에 '내차팔기'를 등록할 때에도 당연히 해당 부분도 사진을 찍어 올렸고, 손상되었다는 내용을 같이 적어놓았죠.저는 해당 손상부위를 '판금 수리' 정도로 해결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딜러분은 손상 정도를 보더니 '교체'가 필요해 보인다고 하더군요. 다만 차후 수리에 대한 견해차와는 별개로, 처음에 내차팔기를 등록할 때 해당 부위를 정확히 찍어 올린 덕분에 추가 감가 없이 입찰가대로 차량을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내차팔기를 이용하실때 꼭 다시한번 강조드리고 싶은 내용! 차량에 문제가 있어보이는 부분들은 꼭 사진과 글을 올려주세요, 불필요한 감정소모와 현장감가 시도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마이라이드

myride@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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